국제 국제정치

美 트럼프, 러시아 정상회담 비난 속에 올 가을 푸틴 방미 초청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0 16:11

수정 2018.07.20 17:43

지난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이달 러시아와 첫 단독 정상회담 이후 '저자세' 논란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가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해 2차 회담을 열 계획이다. 미 여야 의원들은 아직 두 정상이 1차 회담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조차 공개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정부의 소통 없는 외교에 강력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다 "16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은 진짜 민중의 적인 가짜 뉴스들만 빼면 아주 큰 성공이었다"며 "두 번째 회동을 기대한다"고 썼다. 그는 "우리는 2차 회동을 통해 전에 논의했던 테러리즘 확산 방지, 이스라엘의 안보, 핵확산, 사이버 공격, 무역, 우크라이나, 중동 평화, 북한 등에 대한 조치들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올해 가을에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DC로 초대하라고 지시했고 해당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미 여야 의원들과 트럼프 정부 각료들은 모두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양국 정상은 16일 회담에서 통역들만 동석한 채 회담을 진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각료들에게 회의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을 주장해 온 댄 코츠 미 국가안보국장(DNI)은 이날 콜로라도주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나는 정상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코츠 국장은 같은날 포럼 도중에 2차 회담 소식을 전해 듣자 "다시 말해보라"고 되물은 뒤 한숨을 쉬고는 "알았다. 아주 특별한 행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정상회담 이후 보여준 저자세를 보며 그가 당시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비밀리에 정치·외교적 양보를 했을지 모른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의원들은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미국에 초청하자 즉각 반발했다. 야당인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주)은 이날 성명을 내고 "2시간의 회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가 알기 전까지, 대통령은 푸틴과 더는 일 대 일 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주)도 19일 "정상들이 무슨 합의를 했다면 알고 싶다"고 밝혔다.
야당 측에서는 회담에 동석한 통역을 의회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양국 정상들이 16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하지 않은 내용들은 조금씩 언론을 통해 새어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 보도에서 러시아 외교 관계자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리아나 내전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투표 실시를 제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숙고를 배려해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