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불길 번지는 무역전쟁]위안가치 1년만에 최저..중국 정부는 일단 '뒷짐'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9 17:26

수정 2018.07.19 17:26

무역전쟁 후폭풍 커지자 기업에 자금공급 나선듯
[불길 번지는 무역전쟁]위안가치 1년만에 최저..중국 정부는 일단 '뒷짐'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심리적 지지선인 6.7위안 선을 돌파하며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9일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3% 오른 달러당 6.7066위안에 고시했다. 위안화 고시환율이 달러당 6.7위안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 9일(6.7075달러) 이후 처음이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올 들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이 같은 평가절하 추세를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기업들에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경쟁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기로에 선 디레버리징 정책

중국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정책과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도 기로에 섰다.
중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에 대한 자금공급 독려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린다. 중국의 성장둔화에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고조되면서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전환되는지 주목된다.

19일 중국 제일재경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인민은행은 창구지도 형식으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FL)로 투입된 자금을 활용해 대출 및 회사채 투자를 확대하라고 시중은행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인민은행은 신용등급이 'AA+' 이하인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에도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행보는 부실한 부채를 정리하는 동시에 한계기업을 솎아내는 동시에 유동성을 조이겠다는 중국 정부의 원칙적 기조에 반하는 조치여서 주목된다.

■기업 디폴트 사상최대 전망

일각에선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정책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실제로 인민은행이 이번 조치를 취한 것은 올해 중국 회사채 시장이 크게 흔들리며 많은 기업이 자금난에 몰린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공모채권은 이미 165억위안(약 2조7600억원) 규모로, 디폴트 규모가 사상 최대였던 2016년 207억위안(약 3조4600억원)의 80% 수준에 육박했다. 중국 성장정체에다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가 겹쳐 올해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 규모는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민은행이 불량채권에 대해 은행의 투자를 요구한 것도 이런 위기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중국 당국의 통화정책 딜레마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15∼2016년 최저금리 시절 회사채 발행과 비은행권의 '그림자금융'을 이용해 공격적인 차입경영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과잉부채 해소와 금융건전성 강화를 통해 장기적 경제체질 개선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으면서 중국 기업들의 자금운용에도 막대한 위기가 닥쳤다.


중국 당국이 과잉 부채를 현 시점에서 털어내야 중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기조가 강했지만 현 시점에서 기업들의 디폴트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경제침체 후폭풍을 맞을 수 있어 유동성 공급을 다시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