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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국민연금?' 전북도민 뿔났다...공단 흔드는 배경에 의구심 증폭

이승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9 14:48

수정 2018.07.19 23:57

'논두렁 국민연금?' 전북도민 뿔났다...공단 흔드는 배경에 의구심 증폭

【전주=이승석 기자】전북도민의 숙원이었던 LH 분산배치가 경남으로 일괄 이전하면서 대체방안으로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놓고 ‘논두렁 본부’와 ‘전주 이전 리스크’ 등 과도한 공포마케팅이 계속되면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이런 공단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보고 급기야 지난 18일 긴급 성명을 통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수도권 재이전을 언급하는 일은 수년간에 걸쳐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균형발전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역정서 외면한 과도한 '흔들기'
특히 공단의 이전 배경 등은 고려하지도 않은채 공단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철지난 논리를 앞세우며 무원칙한 ‘흔들기’가 계속되면서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7년 전 전북도민의 숙원이었던 LH본사 분산배치가 경남 일괄이전으로 결정되면서 대체방안으로 제시됐다. 기금운용본부는 박근혜 정권인 2013년 6월, 전북 이전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공단 신청사(2015년 7월) 옆에 지난해 2월 둥지를 틀었다.


국민연금공단의 전북 이전은 전주를 농생명연기금 중심의 제3의 금융도시로 만들어 동북아 경제허브인 ‘새만금’, 대통령 지역공약인 ‘아시아농생명스마트밸리’와 함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 나가고자 하는 전북도의 핵심 전략이다.

하지만 일부 야당 및 전문가들이 공단의 전주 이전으로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를 앞세워 연일 '서울유치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우수 인력의 유치 실패, 관치 인사 등 국민연금법 개정안 검토 당시에도 수없이 반복됐던 해묵은 논리를 주장하고 있어 진의에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된다.

전북도 관계자는 "중앙 의존의 틀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등을 통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도 모자를 판에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해괴한 논리를 펼치는 속내에는 정치적인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시대 연 공단 수익률 매년 높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전북으로 이전한 이후에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전 첫 해 작년 수익률은 7.28%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금융투자전문지인 ‘The Asset’이 주관한 ‘올해의 연기금 투자자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국용 국립군산대 교수(경영학)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현장투자가 아니고 600조가 넘는 거대 기금을 자산운용사들에게 나눠주는 ‘브레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현장에서 자금거래나 운용하는 사람들은 펀드매니저로 일종의 팔·다리 역할을 하는데, 본부가 이들 자산운용사들에게 돈을 전달하는 간접투자자인데 서울 여의도 현장에 붙어 있을 필요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공적연금으로, 민간 사적연금과 달리 단기 높은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 게 정설이다.
국민의 곳간을 지킨다는 윤리의식과 책임감으로 안정성, 가치 투자에 필요한 혜안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울에서 국민연금 기금 운용을 담당하던 관계자들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과 연관된 불미스러운 사건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경진 국민연금공단 노조위원장은 “기금운용본부 수익률 문제가 자주 거론되는데 이는 기금의 (장기와 단기) 투자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방이어서 운용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도 기금운용본부장(CIO)과 간부들 공석 때문에 나오는 문제로, 독립성 확보와 처우 개선이 이뤄지면 정상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2press@fnnews.com 이승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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