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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보안공사 잇단 직원 퇴사로 홍역

한갑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7 17:00

수정 2018.07.17 17:00

특수경비원 근로시간 단축, 연봉 1000만원까지 삭감 예정
신규 인력 채용 늦어지면서 노동시간·강도는 더 늘어..공사 "빠른 시일내 충원"
【 인천=한갑수 기자】인천항 경비와 보안검색 업무를 담당하는 인천항보안공사가 최근 직원들의 잇단 퇴사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인천항보안공사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직원들의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근무체계를 변경했지만 신규 인력 충원이 늦어지면서 오히려 노동시간이 늘어나고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17일 인천항보안공사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지난 1일부터 연장노동을 포함한 주당 노동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특수경비원의 근무체계를 기존 3조2교대에서 4조3교대로 변경했다.

인천항보안공사는 기존 특수경비원 230명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신규 직원 56명을 채용해 줄어든 근무시간을 대체할 계획이다.

문제는 인천항보안공사의 인건비 등 예산을 지원하는 인천항만공사가 기존 특수경비원들의 임금보전을 위한 예산과 신규 채용인력의 인건비에 대한 예산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항보안공사는 기존 특수경비원의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삭감한 임금으로 신규 채용자의 인건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특수경비원들은 지난해 기준 평균 연봉이 정규직 3700만원, 무기직 3100만원, 계약직 2600만원으로 저임금을 받고 있었으나 이번 근무체계 변경으로 연봉이 600만원∼1000만원까지 삭감될 상황에 처했다.

인천항보안공사는 근무체계 변경 이후 신규 채용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대조를 성급히 늘리다 보니 인력이 모자라 기존 특수경비원들이 대직·땜빵근무 등에 나서고 있다.

기존 특수경비원들의 퇴직행렬과 더딘 인력 채용으로 인해 인천항 내 부두 경비, 수㎞에 달하는 보안울타리 CCTV 감시, 출입문에서의 인원 및 차량 검색, 부두 및 보안울타리 순찰, 유사 시 출동 등 1인이 모두 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적 선박이 출입하는 국제부두는 선원 등의 밀입국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부두에 1명이 근무를 설 경우 유사 시 물리적 출동의 한계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피로도가 증가해 밀입국자 등 보안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이 같은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2년이 되면 특수경비원을 계약해지(해고)하고 있어 특수경비원들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항보안공사의 한 특수경비원은 "근로기준법 개정이 오히려 임금삭감과 노동시간 증가로 악용되고 있다"며 "인천항만공사가 정부정책에 부응해 자회사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항만공사측은 "특수경비원의 임금 삭감은 개정 시행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시간이 1주당 최소 60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면서 임금이 줄어드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며 "보안책임구역인 인천내항 및 국제여객터미널 근무자에 대해 주 52시간을 근무하는 경우 종전 급여의 95% 수준을 보전해주기 위해 관련 예산을 확보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또 "근무체제 변경으로 현재 내항의 경우 15명을 무기계약직 정규직원으로 충원을 완료했으며, 외항의 부족인력은 빠른 시일 내 충원하겠다"고 강조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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