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EU, 중국의 대미 무역전쟁 공동대응 제안에 '시큰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6 16:15

수정 2018.07.16 16:15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리커창 중국 총리,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이 지난 6월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함께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리커창 중국 총리,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이 지난 6월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함께 대화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유럽연합(EU)이 미국을 상대로 공동대응을 촉구하는 중국의 제안에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미국과 기존 관계를 감안했을 때 공동대응으로 분쟁을 키우고 싶지 않을 뿐더러 중국의 폐쇄적인 무역·투자 시장은 EU 입장에서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EU 자문기구인 유럽경제사회위원회(EESC)의 루카 자히에르 대표는 16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EU 및 중국의 공동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격적인 행동에 공격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며 "무역전쟁을 보호주의적인 태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히에르 대표는 "EU는 이미 그러한 태도 때문에 심각한 결과를 목격한 적이 있으며 교훈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미국으로부터 지적재산권 침해와 과도한 대(對)미 무역흑자 등을 이유로 2500억달러(약 282조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물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이에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EU에 접근해 미국에 대한 공동대응을 논의해왔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수호하자는 입장을 확인했다. 리커창 총리는 16~17일 베이징에 도날트 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초청해 정상급 회담을 열고 양자 간 시장 접근성과 투자 협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자히에르 대표는 SCMP를 통해 EU와 중국 간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이 중국의 시장접근성에 불만을 제기한 것은 타당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EU 기업들에게 막혀 있다"며 "EU 시장이 중국 기업들에게 열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은 EU 투자자들에게 호혜적이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 EU 모두 WTO 회원국인 만큼 이들은 WTO의 규범을 따라야한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 모두 WTO 규범 안에서 차이를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자히에르 대표는 "EU와 미국은 20세기 중반부터 국제적 규범과 기관에 굳건하게 기여해 왔으며 우리는 이러한 매커니즘의 타당성과 힘을 믿는다"고 못 박았다.


한편 그는 미국의 추가적인 보복관세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우리 산업이 수천명의 유럽 일자리를 위태롭게 하는 불공평한 조치에 공격받고 있는 동안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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