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미·중 무역전쟁에도 ‘웃고 있는 BMW’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5 17:34

수정 2018.07.15 17:34

美업체 중국서 고전할수록 중국 내 발판 확대의 호기
리커창 “자동차 합작벤처에 외국 업체 최대주주 허용” BMW 첫 주자 될 가능성
미·중 무역전쟁에도 ‘웃고 있는 BMW’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틈바구니에서 독일 자동차 업체 BMW가 어부지리를 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업체들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미 시장의 불안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미.중 갈등으로 미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틈을 노려 중국내 발판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MW는 최근 리커창 중국 총리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리 총리는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외국 업체들이 중국 업체와 자동차 합작벤처를 꾸릴 때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 하겠다면서 BMW가 그 첫주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중국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자동차 생산과 관련한 제한 규정을 서서히 없애기로 한 바 있다. 리 총리의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확인한 셈이다.


지금은 외국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공장을 설립하려면 중국 업체와 합작 벤처 형태가 돼야 하고, 지분도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BMW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브릴리언스차이나와 50대 50 합작으로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WSJ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BMW 합작규정 완화를 중국의 개방경제 약속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의 동기야 어떻든 BMW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합작벤처 지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는 이미 BMW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BMW의 순익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BMW는 지난해 중국에서 약 60만대를 출하했다. 이 가운데 3분의2는 합작사를 통한 생산이었다. 합작사 생산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지분 확대는 이윤의 몫이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BMW는 로열티를 포함해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중국 시장에서 거두고 있고, 특히 중국 시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높은 마진이 보장되는 알짜배기 시장이다. BMW는 이에 고무돼 중국내 자동차 생산 확대 계획까지 세워놨다.


한편 중국 정부의 합작규정 완화 방침은 BMW와 브릴리언스차이나 주가에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을 기다리며 BMW 투자자들이 조심스런 기대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브릴리언스 주주들은 실망 투매를 보이고 있다.


BMW 주가는 지난 주말 이틀간 1% 상승한 반면 브릴리언스 주가는 같은 기간 17% 폭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