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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 의장, 사무총장에 유인태·비서실장에 박수현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4 13:47

수정 2018.07.14 13:47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이 지난 13일 국회의장실에서 박수현 의장비서실장 등 참모진에게 임명장 수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계성 대변인, 박수현 비서실장, 문 의장, 이기우, 윤창환 수석비서관.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이 지난 13일 국회의장실에서 박수현 의장비서실장 등 참모진에게 임명장 수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계성 대변인, 박수현 비서실장, 문 의장, 이기우, 윤창환 수석비서관. /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문희상 의장은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 더불어민주당 유인태 전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문 의장 측은 "국회 사무총장은 의장이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해 본회의 승인을 받은 후 임명할 수 있다"며 "유 전 의원은 현재 내정자 신분으로,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옥고를 치른 바 있는 유 의원은 국민통합추진위원회(통추) 활동 등을 했으며, 14대와 17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또한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행정차치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문 의장과 유 전 의원이 오랫동안 각별한 인연을 쌓아온 만큼 국회를 무게감 있게 운영하는 것은 물론 여야 협치를 이끌어내는 데 손발을 맞춰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문 의장과 유 전 의원은 각각 노무현정부에서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을 맡았던 둘도 없는 '정치 콤비'다. 당시 청와대에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함께했다.

노무현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에서 문 의장과 유 전 의원, 두 사람과 함께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3인의 참모'이기도 했다.

문 의장과 유 전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뒤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내분 진화를 위해 조정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의원들이 두 사람 사무실을 사랑방처럼 드나들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두 사람은 또한 지난 2016년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나란히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컷오프 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문 의장은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략공천하는 방식으로 구제됐지만, 유 전 의원은 끝내 당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서울 도봉을 지역구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컷오프를 덤덤하게 받아들인 유 전 의원은 "삶에서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해왔다"며 '낙선거사'로도 불렸고, 문 의장은 그런 유 전 의원을 특별히 챙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 초대 상임대표 등을 맡아 정치권에선 한발 물러나 있던 유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 들어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는 등 존재감을 보여왔다.

가령 6·13 지방선거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쪽(야당)에서 워낙 X판을 치니까 이쪽(여당)에서 잘못하는 게 별로 눈에 띄지 않았지, 저는 민주당이 그렇게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문 의장은 지난 5월 16일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통과한 후 일찌감치 유 전 의원을 국회 사무총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차관급인 의장 비서실장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임명했다.

또 1급인 정무수석비서관에는 이기우 전 국회의원, 정책수석비서관에는 윤창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국회 대변인에는 이계성 한국일보 논설고문을 각각 임명했다.

박 비서실장은 임명장을 받자마자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예방해 인사하고 문 의장과의 상견례 자리를 조율했다.
문 의장은 이르면 오는 16일 여야 원내대표들과의 첫 회동을 주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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