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yes+ Leisure]'택리지'에 등장하는 달실마을, 충재종가를 지키는 젊은 종손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2 16:59

수정 2018.07.12 16:59

권용철 명사 "제례체험·해설탐방 통해 종가문화 전파"
권용철 명사
권용철 명사


경상도의 내로라 하는 전통마을 중에서도 길지로 꼽히는 곳들이 있다.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언급한 곳들인데, 경주 양동마을, 안동 내앞마을, 풍산 하회마을, 그리고 봉화의 달실마을(닭실마을)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양반가문의 종가마을이라는 것이다.

이중 경북 봉화 달실마을은 조선중기의 이름난 유학자이자 선비인 충재 권벌(1478~1548)의 종가마을이다. 충재는 조선 중종 때 사람으로 조광조, 김정국 등과 함께 영남 사림파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기묘사화에 연루돼 파면되자 이곳으로 와 500년 종가 터를 잡았다.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문화여행'의 지역명사(名士)로 선정된 권용철 명사는 바로 이곳 충재 종가를 이끌어나가는 젊은 종손이다. 마을이 온통 집안사람이다 보니 마을의 대소사를 총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젊은 종손이 만드는 종가문화는 남다르다. 청암정과 석천정사, 추원재로 대표되는 종가의 문화 유산을 생산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애틋하다.

권 명사는 "국가문화재인 청암정에서 사람들이 술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길래 돈을 받겠다고 했다. 명목상으로라도 받아야 정말 관심있는 사람들이 피해보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랬더니 동네 어르신들이 종손이 돈을 탐하냐고 안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처럼 젊은 종손의 생각이 아직은 동네에서 완전히 융화되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권 명사는 한문학을 공부하고,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사서로 일하면서 문화재 보존과 전시에 관한 연구를 오랫동안 했다. 이를 바탕으로 충재박물관도 일궜고, 마을 탐방시 해설을 직접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종가문화를 바탕으로 예비적 사회기업을 만들어 지원사업을 유치하고, 현대에 맞도록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권 명사는 "명사와의 만남, 제례체험, 다도와 민화 그리기 체험, 달실마을 해설탐방 등 체험행사를 통해 종가문화를 젊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역명사와의 만남을 통해 대한민국 구석구석 숨겨진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는 '지역명사와 함께하는 문화여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