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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Leisure]별들이 소곤소곤 말을 건넨다, 오늘도 수고했다고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2 16:51

수정 2018.07.12 16:51

여름밤 낭만 여행 1번지, 천문대
조경철천문대와 은하수
조경철천문대와 은하수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절. 밤하늘에 떠있는 별자리를 찾아 떠나는 '천문대 기행'도 무더위를 식히는 방법의 하나다. 태양이 뜨거워지는 여름 시즌을 맞아 한국관광공사가 '별 볼 일 있는 여행'을 테마로 전국에 있는 천문대 6곳을 추천했다.

송암스페이스센터 뉴턴관에서 볼수 있는 국내 기술로 만든 첫 600㎜ 주망원경.
송암스페이스센터 뉴턴관에서 볼수 있는 국내 기술로 만든 첫 600㎜ 주망원경.


■별빛 쏟아지는 천문 테마파크, 양주 송암스페이스센터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 경기도 양주 계명산 자락에 들어앉은 송암스페이스센터는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와 교육 공간인 스페이스센터, 전망이 끝내주는 케이블카에 호텔급 숙소, 레스토랑까지 갖춘 '천문 테마파크'다. 산허리를 휘감아도는 산책 코스와 널찍한 잔디광장은 연인들이 걷고 아이들이 뛰놀기에 좋다. 송암스페이스센터는 1일 천문교실에서 영어우주과학캠프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서울시교육청 현장체험학습 지정기관'이며,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천체투영관)용 영어 버전 동영상을 갖춰 외국인이 찾기에도 적당하다.

송암스페이스센터 인근 양주시 장흥면에는 가족과 연인이 함께 갈 만한 여행지가 여럿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밤하늘의 별이 된 '아폴로박사', 화천 조경철천문대

강원도 화천에는 '아폴로박사'로 불렸던 조경철 박사를 기리는 화천조경철천문대가 있다. 광덕산에 자리잡은 조경철천문대는 밤하늘을 바라보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춰 별이 쏟아질 듯한 비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천문대에서는 매일 밤 8시부터 진행되는 '별 헤는 밤'과 밤 11시에 시작하는 '심야관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외에 관측기법을 배우는 별사진학교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실습과정도 운영되고 있다.

광덕산에서 발원한 광덕계곡은 물이 깨끗하고 주변에 숙박시설이 많아 물놀이하기 좋고, 곡운구곡은 조선시대 선비 김수증이 품은 선경으로 유명하다. 해산터널을 지나면 평화의 댐과 비목공원, 세계평화의종 등을 만날 수 있다. 화천댐을 건설하며 생긴 파로호에는 파로호안보전시관이 있고, 평화의 댐까지 물빛누리호를 운항한다. 귀여움의 대명사인 수달을 만나볼 수 있는 한국수달연구센터도 꼭 들러보자.

좌구산천문대 입구.
좌구산천문대 입구.


■'거인의 눈동자'로 바라보는 하늘, 증평 좌구산천문대

충북 증평 좌구산천문대는 증평과 청주 일대 최고봉인 좌구산(657m)에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 도시의 불빛이 없어 맑고 깨끗한 밤하늘이 장관을 이룬다. 국내에서 가장 큰 356㎜ 굴절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작은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천체의 모습을 관찰하기 좋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 등을 찾아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좌구산자연휴양림이 가까이 있어 밤늦게까지 별을 봐도 서둘러 집에 갈 필요가 없다. 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휴양림에서 하루 묵은 뒤에는 증평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증평민속체험박물관, '무쇠의 마술사' 최용진 대장장이의 일터인 증평대장간, 증평 주민의 쉼터로 이름난 보강천 미루나무숲 등을 둘러보면 좋다.

■영양가 있는 가족여행, 영양 반딧불이천문대

도심에서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을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인공의 빛 공해 때문이다. 무공해 청정 지역으로 이름난 경북 영양에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과 반딧불이천문대가 있다. 칠흑 같은 밤에 반짝이는 별과 사랑스러운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반딧불이생태숲 아침 산책도 별밤 만큼 감동적이다. 깊은 숲속에 울려 퍼지는 풀벌레 소리와 싱그러운 풀 냄새에 청정에너지가 100% 충전된다.

주실마을에는 조지훈 시인의 삶과 문학을 돌아보는 지훈문학관이 있다. 지훈시공원에서 시인의 숲까지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영양 서석지는 조선시대 민가 정원의 백미로 꼽힌다. 대청마루에서 바라보는 연못과 연꽃,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전통 음식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음식디미방의 밥상도 아름답다.

■밤하늘 아래서 즐기는 숲 산책, 정남진 편백숲우드랜드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 손잡고 '빛 오염'이 없는 곳에서 '별 구경'을 하고 싶은 이들은 전남 장흥 억불산으로 가보자. 이곳에 자리한 정남진 편백숲우드랜드는 맑고 투명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다. 여름은 별을 보기 적당한 시기라고 할 순 없지만, 억불산 주변은 대기가 맑아 머리 위로 별이 쏟아질 듯하다. 억불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정남진천문과학관도 별을 관측하기 좋다. 주관측실을 비롯해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시청각실 등을 갖췄다. 전남 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회진면은 소설가 한승원이 태어난 곳. '한승원소설문학길'에 있는 한재공원에 오르면 그의 소설 무대가 된 회진면이 보인다. 한재공원에서 내려오면 진목마을. 소설가 이청준 선생이 태어난 곳으로, 이청준 생가를 꾸며놓았다.

■여름철 낭만 여행 '제주의 별 헤는 밤'

낭만의 섬 제주. 별과 함께 제주의 여름을 반짝반짝 빛내보는 건 어떨까. 제주시와 서귀포 도심 바깥은 밤 9시면 깜깜하다.
가로등이 많지 않고, 풀벌레 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별을 보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고즈넉한 마방목지부터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더듬는 제주별빛누리공원, 쏟아지는 별과 은하수를 볼 수 있는 1100고지 휴게소, 샛별처럼 빛나는 새별오름까지 발길 닫는 곳마다 화려한 별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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