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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제유가 사우디 증산여력에 달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1 17:23

수정 2018.07.11 17:23

사우디 증산여력 한계 임박, 美 석유재고 증가 감안해야.. 대다수 "배럴당 80弗 돌파"
OPEC·러시아 증산 나서면 생산여력 소진으로 더 올라.. 바클레이스 "73弗로 하락"
하반기 국제유가 사우디 증산여력에 달려

유가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유가가 지금보다 더 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바클레이스는 그 같은 전망은 오도된 것이라면서 올 하반기 70달러 초반대를 전망, 주목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증산에 나서면 생산여력이 소진돼 조그만 충격에도 유가가 급등할 것이란 강세전망과 사우디의 증산이 미국 석유재고 증가로 이어져 유가를 끌어내릴 것이란 예상이 맞서고 있다.

■유가, 이젠 떨어진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올 하반기 사우디 등이 석유공급을 늘리면서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평균 73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는 시장이 사우디의 시장 관리능력을 저평가하고 있다면서 사우디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러시아 등과 함께 이란의 석유금수, 베네수엘라의 석유생산 차질에 따른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럴당 73달러 유가는 바클레이스의 이전 전망보다 3달러 높은 수준이지만 8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는 다른 투자은행들의 예상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바클레이스는 유가가 80달러를 돌파할만큼 상승요인이 많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는 시장이 사우디 등의 증산여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추산은 하루 150만배럴의 증산여력을 간과하고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작성 책임자인 바클레이스 에너지시장 리서치 책임자 마이클 코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사우디에 확실한 신호를 줬고, 사우디는 지금의 미 행정부와 밀월관계를 만끽하고 있어 트럼프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

코언은 "사우디는 미국 정책담당자들을 실망시키거나 신뢰를 잃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는 고유가에 불만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는 사우디가 미국에 더 많은 석유를 수출하기 시작할 것이고, 이는 미 석유재고를 늘리게 될 것이라면서 미 석유재고 증가는 시장의 공급부족 우려를 가라앉히고 유가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지배적 전망은 80달러 돌파

그러나 시장의 주된 전망은 유가가 80달러를 돌파한다는 것이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올 하반기 브렌트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85달러로 상향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올 여름 브렌트유 기준으로 유가가 82.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CNN머니는 10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 같은 유가 80달러 돌파 전망의 주된 배경은 증산여력 소진이라고 전했다.

사우디 등이 증산에 합의함에 따라 시장에 석유가 더 공급되겠지만 충격을 흡수할 장치가 사라지는 셈이어서 조그만 돌발변수라도 생기면 유가는 걷잡을 수 없이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투자 업체 토터스의 매트 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수가 용납되지 않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럴(SG)의 글로벌 석유리서치 책임자인 마이클 위트너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란(석유 금수에 따른) 부족분을 보충하고 나면 실질적으로 증산여력은 남지 않게 된다"면서 "이는 극단적으로 강세전망을 강화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산유국의 사소한 돌발변수도 유가 급등을 촉발할 수 있음을 뜻한다.
위트너는 앞서 금수조처로 줄어들 이란의 석유수출이 하루 4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날 보고서에서는 이를 최대 하루 130만배럴로 급격히 상향조정했다.

송경재 기자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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