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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서울인구심포지엄] 도루 스즈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정책관 "유교적 가족제도가 출산율 낮춰"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1 17:21

수정 2018.07.11 17:21

주요 강연자 발표 내용
[제2회 서울인구심포지엄] 도루 스즈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정책관 "유교적 가족제도가 출산율 낮춰"

"가족제도의 변화 속도가 느린 유교사회 국가에서는 출산율이 급속도로 낮아졌다."

파이낸셜뉴스와 서울인구포럼, 한국바이오협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최한 '제2회 서울인구심포지엄'에서 도루 스즈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정책관은 한국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유교문화'를 꼽았다.

이날 도루 정책관은 대표적인 유교문화권 국가인 우리나라와 대만의 저출산 문제에 설명했다. 북유럽, 영어권 국가들의 합계출산율은 1.5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해 1.05명을 기록했고, 대만은 2010년 0.89명까지 떨어졌다.

도루 정책관은 "(이 차이가) 유교사회의 후손과 봉건사회의 후손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집중식 통치를 받아온 유교문화권에서는 부계사회,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의 지위 등이 가족제도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정치.경제 제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데 비해 가족제도는 바뀌지 않으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어 출산율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루 정책관은 유교문화권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시대에 성장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성취'라는 가치에 더 집중한다고 봤다. 아이들에게 자신, 혹은 부모가 자신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지 못하면 아이를 낳기 꺼린다는 것이다. 이어 양성평등은 가족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대만의 경우 사회적으로 양성평등 지수가 높은 편이지만 가족 내에서는 상당히 낮다"며 "과거 한국처럼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남성이 월등히 많아진 성비가 아직도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면 남성생계부양자주의가 남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교문화권에서 혼외출산, 동거 등을 수용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도루 정책관은 한국이 최소 1.2명의 합계출산율에 도달하기 위해선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봤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모든 선진국들이 이민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매년 7만명 정도의 순이민자를 받고 있지만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지는 않다"며 "완전히 인구감소를 막을 순 없지만 매년 25만명, 50만명씩 받아들인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 이보미 차장(팀장) 이병철 차장 예병정 장민권 권승현 송주용 최용준 남건우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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