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정특위와 기재부의 갈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9 17:25 수정 : 2018.07.09 21:18


"내부에선 재정개혁특위(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기능에 대한 불신임 내지는 회의적 시선, 더 나쁘게 이야기하면 무력화 시도로 보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특위가 정부 반대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융소득 과세 확대안을) 밀어붙였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어느 한쪽이 손들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 아닙니까."(재정개혁특위 A 위원)

재정개혁특위의 금융소득과세 강화 권고안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정부가 반대 목소리를 낸 이후 전화를 받는 재정개혁특위 위원들의 목소리에는 허탈함이 짙게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정부에 대한 섭섭함은 감추지 않았다.
정부 주장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금융소득과세 강화안이 포함된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이 발표되기 전까지 끝까지 반대를 했고, 최종적으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재정개혁특위의 최종권고안은 외부에 공개됐다. 재정개혁특위에는 기획재정부 세제실장과 재정관리관 등 정부측 당연직 인사 두 명이 포함됐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정부 고위급 인사가 위원회 위원으로 수개월간 회의에 참석했음에도 이 같은 혼선이 초래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위원회 내부에서 정부위원과 민간위원들간 합리적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재정개혁특위 권고안 발표 직후 현안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쳐졌을 뿐이다. 대표적인 예가 '밀실회의' 논란이다. 재정개혁특위는 기재부가 보안각서를 쓰게 해 외부에 논의내용 공개가 어려웠다는 입장이지만 기재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미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 등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을 수립해온 재정개혁특위와 정부 간 갈등의 골은 이미 깊게 파인 것으로 보인다.

재정개혁특위 B위원은 "권고안 10개 중 절반만 정부안에 반영돼도 상당한 성과로 봤다"고 말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재정개혁특위는 논의내용을 정부에 권고할 뿐이다. 재정개혁특위의 권고안이 시장에 정부안처럼 인식되는 것을 피하고자 한 정부의 의도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반대하더라도 재정개혁특위가 내놓는 안을 검토해보는 형식적 절차를 보여줬으면 외부 혼선은 막을 수 있었을 테다. 재정개혁특위 위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하반기 정부의 조세개혁 논의의 추진동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mkchang@fnnews.com 장민권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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