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영칼럼]

김동연, 혁신성장 전도사가 돼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9 17:16 수정 : 2018.07.09 17:16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규제완화'로 일자리 창출 돌파구 찾아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정책 주도권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지난주 청와대 재정개혁특위가 정부에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김 부총리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며 수용을 거부했다. 예전 같으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을 법도 하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확대는 종부세 강화와 함께 대선 공약이자 문재인정부 부자증세 리스트 상단에 올라 있는 항목이다. 거기에 김 부총리가 제동을 걸었는데도 청와대나 여당 쪽 모두 잠잠하다. 김 부총리 말이 먹혀드는 분위기다.

시계추를 1년 전으로 돌려보면 상황은 달랐다. 당시에는 법인세율 인상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다. 김 부총리는 세제개편을 앞두고 "법인세율 인상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다시피 했다. 그러나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슈퍼리치 증세안'을 들고 나오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김 부총리 말은 한순간에 허언이 됐다. 청와대와 여당이 합세해 김 부총리를 공개리에 들러리로 만든 모양새가 됐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김 부총리에게 힘이 실리고 있음이 확연하다.

J노믹스의 정책 우선순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주 소득주도성장, 종 혁신성장'에서 '주 혁신성장, 종 소득주도성장'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는 홍장표 경제수석 퇴진과 맞물려 있다. 홍 전 수석은 대선캠프 시절 소득주도성장의 개념을 정립해 캠프에 제공한 장본인이다. 그의 퇴진은 소득주도성장의 2선 후퇴를 의미한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을 전면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붙잡았다. 기회를 열어준 계기는 올 들어 나빠진 고용상황이다. 김 부총리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고용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 과거에는 소득주도성장에 책임을 돌릴 수 있었지만 이젠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어디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답은 규제개혁이다. 혁신성장의 핵심은 규제를 푸는 것이다. 드론,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핀테크,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대한 규제를 풀면 미래형 신산업을 일으켜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오랫동안 낡은 발상에 묶여 낙후된 상태로 방치된 의료, 금융,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쪽도 마찬가지다.

성패의 열쇠는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regulation)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규제완화'를 실현해야 한다. 신기술에 대한 규제완화는 기득권, 그 가운데서도 특히 낡은 기술에 의존해온 서민의 이익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가 대표적인 예다. 서민 보호가 중요한 가치이긴 하지만 그것을 이유로 신기술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 신기술을 배척하면 경제가 낙후되고 일자리가 줄어 결국에는 서민경제에 해가 된다. 기술 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어떻게 적응하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이다.

청와대에는 또 한 사람이 벼랑 위에 서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다. 지금 여권 내에서 혁신성장에 가장 앞장서야 할 사람이 바로 그다. 고용이 좋아지지 않으면 퇴진 압력이 그에게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잠시 소신을 접고 부총리의 혁신성장을 힘껏 도와야 한다.

물 들었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좌고우면하면 도처에 숨어 있는 장애물을 돌파할 수 없다. 김 부총리에게 혁신성장 전도사가 되라고 주문하고 싶다. 그것이 고용 난기류를 만난 문재인정부를 구하는 길이다.

y198301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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