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걔 삼촌이 찾았다고 같이 손 잡고 오는데.. 꿈이었지만 너무나 가슴 뛰고 희열이 벅차 오르더라고요. 잠에서 깨고 얼마나 울었는지.. 정말 일어나고 싶지 않았죠”
이장호씨(71)는 아들 우석군이 삼촌과 함께 집에 돌아오던 꿈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9일 경찰청과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이씨의 아들 우석군은 1982년 2월 18일 실종됐다. 당시 4세 꼬마 아이였던 우석군은 어머니가 대구시 서구에서 운영하던 미용실 앞에서 물뿌리개를 갖고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어느새 사라졌다. 같이 놀던 친구가 “우석이가 어떤 트럭에 타고 가뿌데요”라고 말했다. 그 뒤로 우석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실종 당시 우석군은 빨간색 털 스웨터, 밤색 골덴 바지에 맨발로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둥근 얼굴형에 검정색 단발머리였으며 엉덩이 윗부분에 연한 얼룩점이 있었다. 우석군은 또 왼쪽 눈 밑에 작은 검은 점이 있고 입술 우측 아래 손톱 자국이 있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토대로 이씨는 아들 우석군을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녔으나 벌써 3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버지 이씨는 “애 찾으러 전국에 시설이란 시설은 다 찾아다니고 혹시 몰라 실종 직후에는 여기 저기 응급실을 숱하게 들락거렸다”면서 “당시에는 폐쇄회로(CC)TV도 없고 워낙 시스템이 안 갖춰져 실종 아동도 많고 이를 찾기도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이씨는 “예전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제도적 환경이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석이 찾는 일을 하면서 실종아동 가족 뿐만 아니라 입양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아픔에 눈을 뜨게 됐는데, 관련 조직도 더 커져야 하고 인력 지원 뿐만 아니라 제도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들을 찾다가 어느덧 칠순이 된 이씨는 “점점 기력도 떨어지고 여기저기 아픈 곳도 늘어나지만 우석이의 생사라도 확인할 때까지 우석이를 찾는 일을 끝까지 포기할 수 없다”며 “만약 우석이를 찾을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밥 한 끼 같이 먹고 여행도 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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