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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시대 우리동네 특별자치]4대 종단 힘합쳐 종교문화유산 지켜요

이승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5 17:04

수정 2018.07.05 17:04

전북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설립운영·지원조례
천주교 성지 전주한옥마을, 원불교 익산·변산 성지도 등 전북 240㎞ 순례길 걸으며 종교 관련유산 훼손·소멸 예방
매년 2만명 참가 축제의 場..道, 사업비 4억5천만원 투입
전북 세계종교문화축제
전북 세계종교문화축제


【 전주=이승석 기자】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이 종교의 벽을 넘어 600리 구도(求道)의 길을 함께 걷는 순례대회가 지난 2012년 전북 전주시와 익산시, 김제시, 완주군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종교의 벽을 뛰어 넘는 순례대회는 이들 지역을 잇는 240㎞의 순례 길을 걷는 행사로,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됐다.

세계순례대회는 2015년부터 '세계종교문화축제'로 명칭이 변경돼 세계종교포럼 등 종교간 상생과 나눔의 정신을 널리 알리는 프로그램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게 바로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설립운영 및 지원조례'이다.

이 조례는 세계종교문화축제 등 전라북도 종교문화행사의 활성화를 추진하고, 종교문화자원과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사단법인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설립·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세계종교문화축제 종합계획의 수립과 집행, 아름다운 순례길, 행사장 등의 설치와 운영관리, 세계종교문화축제 홍보에 필요한 각종 사업의 추진 등도 담고 있다.


지난해 9월 13일부터 나흘간 전주 풍남문과 경기전 광장을 중심으로 익산, 완주 등에서 열린 세계 종교문화축제는 '마음을 듣다'(Listen to Your Heart)를 주제로 원불교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다. 각 종교지도자의 생애를 다룬 연극과 영화, 종교인 7인이 릴레이 버스킹, '거인의 어깨 위에서'라는 부제를 단 종교 기록·성물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약 2만여명이 참여하는 축제에는 매년 4억5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다.

전북은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종교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유산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호남권 최초로 설립된 전주서문교회와 전주예수병원, 1919년 3·1만세 운동을 주도한 전주신흥학교(전주신흥중·고교)는 한국 기독교 130년 역사의 성지이자 선교, 의료, 교육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천주교 성지인 전주한옥마을 인근 치명자산(지방기념물 68호)은 1801년 신유박해 때 호남지역에 천주교를 최초로 전파하다 순교한 유항검(아우구스티노)의 아들 중철(요한)과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등 유씨 일가족 7명의 유해가 있는 곳이다. 이 요한·루갈다 부부는 결혼 후 성모 마리아와 성요셉 같은 동정부부로 오누이처럼 성(聖)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순교했다.

전남 영광의 영산 성지와 함께 원불교 4대 성지로 꼽히고 있는 익산 성지와 부안의 변산 성지도 전북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전북도는 '서문교회 종각' 등 지역에 산재한 종교관련 근대문화유산들을 찾아내는 발굴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도는 발굴된 근대문화유산을 '등록문화재'와 '문화재자료'로 지정할 계획이다. 등록문화재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자료는 도지사가 각각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도내에서 가장 먼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던 진안군 진안성당 어은공소(제28호) 이후 현재까지 종교관련 근대문화유산은 9건만 지정돼 있는 상태다.
여기에 전북도 등록문화재 전체 60개 가운데 종교관련은 5개로 8.3% 수준이다. 문화재자료 중 종교 관련은 전체 156건 중 4건으로 2.5%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북도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세계종교문화축제는 전북의 다양한 종교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이웃종교의 생활과 문화예술 체험 등을 통해 종교간 상생과 나눔의 화합이 목적"이라며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해 종교관련 유산들이 훼손·소멸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보존·계승해나가겠다"고 말했다.

2press@fnnews.com 이승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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