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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기내식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4 17:05

수정 2018.07.04 21:45

비행기여행을 더 즐겁게 해주는 것 중 하나는 기내식이다. 출출할 때 나오는 기내식은 맛과 함께 "뭘까" 하는 호기심을 더한다. 항공사 홈페이지를 보면 기내식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미리 알면 즐거움이 반감되니 모르고 타는 것도 괜찮다.

항공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코노미 고객은 비빔밥이나 불고기덮밥 등이 주로 제공된다. 아무나 타기 어려운 일등석은 특급호텔의 특급메뉴다.
모 국적항공사는 제주 한라산에서 사육한 한우로 만든 등심구이와 토종닭을 사용한 삼계백숙 등을 제공한다. 여기에 프랑스 고급 와인을 곁들인다. 다른 국적항공사도 궁중음식전문기관에 의뢰한 궁중음식을 제공한다. 탑승 전 미리 결정하면 준비해준다. 역시 프리미엄 와인은 기본 서비스다. 종교나 알레르기 등 건강상태에 맞춘 특별기내식을 이용할 수도 있다.

우리 한식 기내식은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K-푸드다. 대한항공은 1998년 비빔밥, 2006년 비빔국수로 국제기내식협회(ITCA)가 그해의 최고 기내식에 주는 머큐리상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도 2007년 영양쌈밥으로 수상했다. 기내식은 영업마진이 좋아 제법 쏠쏠한 사업이다. 글로벌 항공사들은 수십조 시장을 놓고 경쟁적으로 기내식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나 뛰어들기는 어렵다. 면세창고나 대당 5억원짜리 특수이동차량 등 만만치않은 투자가 필요하다. 진입장벽이 높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요금을 낮추기 위해 기내식이 없다. 그럼에도 기내식을 먹고 싶으면 사전주문기내식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탑승하기 하루, 이틀 전에 주문하면 된다. 모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샌드위치는 9000원, 레드와인이 곁들여진 스파게티나 도시락이 2만원 정도다. 기내식은 공짜가 아니다. 항공요금에 포함돼 있다. 값을 알고 사먹으려면 주저할 수준이다. 가끔 잠에 곯아떨어지거나, 먹을 생각이 없다고 기내식을 거절하는 승객이 있다.
식당 가서 돈 내고 밥 안먹는 거나 같다.

협력업체의 공급차질로 촉발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오너리스크로 비화될 조짐이다.
국적항공사들이 난기류를 만나 요동치고 있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 수석논설위원 cha1046@fnnews.com 차석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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