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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르면 10월 주52시간 시범운영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3 17:31

수정 2018.07.03 21:29

중노위 결과 나오면 돌입.. 은행들 대책 세우기 분주
기업銀, 시차출퇴근제 확대.. 신한銀, 체질 개선 TF 구성
특수직무 솔루션은 못찾아
은행, 이르면 10월 주52시간 시범운영

시중은행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내년 7월로 유예받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인만큼 결론이 나올경우 이르면 10월부터 시범운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긴 호흡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업무시간을 줄이는게 아니라 불필요한 서류작업과 회의, 보고 등을 줄여 업무의 속도를 올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속도 다르지만 하반기 시범운영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별다른 변화 없이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

조기 도입을 논의하던 산별 교섭이 결렬된 이후 중노위가 이 사안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노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2~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중노위는 은행 노사 산별교섭 재개를 위한 1차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4일 2차 회의를 연다. 이날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오는 9일 3차 회의에서 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때문에 각 은행들은 10월쯤이나 본격적인 시범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관계자는 "현재로선 뭘 할 수 있는게 없는 형편"이라며 "다들 산별교섭, 중노위만 바라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책은행들도 중노위 결론이 나기전에는 뚜렷한 대책을 세울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중에선 IBK기업은행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당장은 완전한 주52시간 근무제가 아니라 유연근무 형태지만 2일부터 '시차 출퇴근제'를 확대해 오전 7시~오후 1시 사이에 출근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하루 9시간 근무를 하게되면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으며 오후 6시면 강제로 컴퓨터가 꺼지는 'PC오프제'도 병행한다. 현재 PC오프제를 사용하는 곳은 KB국민은행, 농협은행, 전북은행, 부산은행 등이다.

■52시간 답없는 특수 직무 '골치'

현재 시중은행중 일부는 PC오프제 등 강제성이 있는 방식으로 총 근무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이보다 눈에 띄는 것은 불필요한 업무 과정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이른바 체질 개혁 프로젝트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잦은 회의와 서면 보고를 줄이고 업무시간내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부터 '통쾌한 지우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근로시간을 늘리는 불필요한 과정을 지우개로 지워버린다는 의미다. 해당 TF는3개월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단기과제부터 이룬 뒤 시스템 업그레이드, 채널 신설 등 장기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가정의 날 확대 운영, 탄력근무제 등을 적극 활용해 주 52시간 근무를 최대한 맞춰볼 계획을 세웠다. KEB하나은행 측은 "가정의 날이 수요일과 금요일로 확대되면서 특수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주중 근무 시간이 52시간을 넘지않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인 부분은 인사, 기획, 전산, 여신심사, 공항점포 등 20여개 특수 직무다. 은행들은 중노위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 부분에 대한 솔루션은 쉽게 찾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특수 직무에 대해선 아무리 고민을 해도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 그나마 시간대별로 교대 근무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이 몰리는 시점이 있어 이 역시 완전한 해결책이 되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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