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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유탄 농가 위해 '뉴딜시대' 기구 지원 고려중인 트럼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3 13:44

수정 2018.07.03 13:44

President Donald Trump watches as Dutch Prime Minister Mark Rutte leaves the West Wing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Monday, July 2, 2018. (AP Photo/Susan Walsh) <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President Donald Trump watches as Dutch Prime Minister Mark Rutte leaves the West Wing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Monday, July 2, 2018. (AP Photo/Susan Walsh)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재정적 피해를 입은 미국 농부들을 돕기 위해 뉴딜시대 만들어진 기구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6일을 기해 3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포인트 인상할 방침이다.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농민들의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고려되는 도구들 가운데 하나는 연방 상품신용공사(CCC: Commodity Credit Corporation) 활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만일 중국이 빠른 시일 내에 그들의 방식을 고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 분쟁의 피해자가 된 농산물 생산업자들을 지원한다는 약속을 신속히 이행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인 1933년 농무부 산하에 설립된 CCC는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구다. CCC에는 재무부로부터 300억달러를 차입할 권한과 빌린 돈을 사용할 재량권이 부여됐다.
농가 소득과 농산물 가격을 안정, 지지, 보호하는 것이 이 기구의 목적이다.

의회는 지난 3월 CCC가 농산물 가격을 끌어올리고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한 제약을 해제함으로써 미국 농산물에 대한 중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싸울 트럼프 행정부의 입지를 강화시켰다.

물론 CCC의 개입을 둘러싸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조셉 글라우버는 FT에 “나는 정부가 정부 때문에 입은 상처에 연고를 조금 발라주겠다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정부 개입은 커다란 도덕적 해이를 야기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CC 활용을 둘러싼 논의를 알고 있는 한 로비스트는 농무부의 결정은 콩과 같은 여름철 작물이 수확되는 9월까지는 내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뉴딜시대 정책의 부활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미국의 농업이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위협으로 촉발된 미국과 주요 교역 파트너 국가들간 갈등으로 미국의 농산물 수출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풍작이 예상되고 있고 낙농제품의 경우 공급 과잉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생산된 농산품의 약 1/5을 해외에 수출해온 농부들의 근심은 커질 수 밖에 없다.

퍼듀대학의 농업 경제학 교수 크리스 허트에 따르면 금년에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콩, 밀의 전체 가치는 6월 초 이후 약 130억달러, 10% 감소했다. 농사에 좋은 날씨와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6월 들어 농산물 가격은 하락했다. FT는 농무부가 올해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농가의 순 이윤이 2002년 이후 최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산 콩 가격은 부셸당 9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많은 농부들에게 채산성이 맞지 않는 가격이다.

일리노이대학과 오하이오주립대학의 연구원들은 앞으로 4년간 중국이 미국산 콩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일리노이주의 중형 규모 농장 소득은 평균 87%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이 지역 농지 가격도 하락해 2021년까지 농장별 순 자산은 50만달러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WSJ에 의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농부들은 NAFTA 시스템 현대화,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 그리고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 개선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행정부의 통상 정책을 지지한다. 트럼프의 접근 방법은 협상을 위한 전술의 하나며 가을까지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부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재정적 희생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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