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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전방위 확산] 환율전쟁, 아시아 증시 강타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2 17:12

수정 2018.07.02 20:45

환율로 번지는 무역전쟁 위안화 24년만에 최대 낙폭
中 당국, 절하 카드 꺼낸듯 원·달러 환율 5.5원 급등
코스피는 54.59P 추락 1년2개월만에 2300 붕괴
[무역전쟁 전방위 확산] 환율전쟁, 아시아 증시 강타


미.중 무역전쟁이 외환시장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환율전쟁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6월 한 달간 위안화가 24년 만에 월간 기준 달러 대비 최대 낙폭을 나타내면서 중국이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응해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 속에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겨 미국의 상품 수출 경쟁력 하락을 노린 조치라는 것이다.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지속될 시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상 원화 등 아시아 통화는 위안화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자금 이탈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5원(0.49%) 상승한 1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가파른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120원대를 넘어섰다. 다음날 유럽 난민문제 타결 소식에 9.7원 급락한 지 하루 만에 다시 1120원대로 진입한 것이다. 한달 전인 6월 1일 종가(1075.0원) 대비 50원 가까이 치솟았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높아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중국이 미국의 통상압박에 따른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를 야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 외환시장에 따르면 6월 한달간 위안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3.3% 하락했다. 지난 1994년 중국 외환시장이 단일시장으로 통합된 이후 최대 낙폭이다.

원화 약세에 자금 이탈 압력이 가중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4.59포인트(2.35%) 급락한 2271.54에 마감하며 1년2개월여 만에 2270선으로 밀려났다. 코스닥 지수도 28.4포인트(3.47%) 떨어진 789.82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4715억원, 2057억원 규모의 물량을 팔아치웠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주가 하락은 통상마찰 우려감, 환율 불안, 이머징마켓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맞물려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2·4분기 기업실적이 개선되면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는 전 거래일 대비 2.21% 빠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52%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대만 가권지수는 0.54% 내렸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1.61% 올랐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최근 환율 급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대응할 카드는 마땅치 않다.
원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줄줄이 이탈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지만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기준금리를 올려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기 위해 내년 3월 외환시장 개입 내역의 첫 공개를 앞두고 있는 점도 정부엔 부담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 보니 원화가 위안화 움직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원화 약세라 해도 단기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출에 도움이 되는 대신 환차손을 야기하는 등 경제주체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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