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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성과 못내면, 소득주도성장도 늪에 빠질 것"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2 17:05

수정 2018.07.02 17:05

갈림길에 놓인 'J노믹스' 9월까지 혁신성장 돌파구 마련
규제개혁 등 가시적 성과 총력 잇단 회의 열며 속도전 나서
경제 지표 이상신호 감지 성장률 3% 수정 여부 주목
靑경제팀 교체도 변화 변수
올 하반기를 정점으로 'J노믹스'(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양대 축인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 중대 기로에 놓이게 됐다. 특히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지부진한 '혁신성장'의 돌파구를 찾겠다고 공언한 시점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시적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연계돼 있는 '소득주도성장'까지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달 중 공개하는 소득주도성장의 내용이 담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각종 경제지표 악화로 인해 방향 수정 등이 이뤄질지 관심사다. 최근 청와대 경제팀 진용이 새로 짜여진 것은 경제정책방향 전환 등 또 다른 변수가 될 여지도 있다.

■혁신성장 성과 가시화 총력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혁신성장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난달 26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이던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준비 미흡으로 전격 취소되면서 각 부처는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지난달 28일 혁신성장본부 워크숍에 이어 29일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등 관련 회의가 잇따라 열리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김 부총리는 지난달 말 기재부 내 혁신성장본부를 따로 만드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규제개혁, 벤처창업, 중소기업 활성화 등 혁신성장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일환이다.

김 부총리는 앞서 지난 6월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3개월 내 돌파구를 찾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소득주도성장의 설계자로 평가받는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질되면서 혁신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김 부총리에게 무게중심이 실린다.

하지만 혁신성장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소득주도성장까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혁신성장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장기표류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최저임금으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게 되고, 이 영향은 중소기업들에도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를 주도하는 김 부총리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혁신성장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찾은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늘리고, 자연히 민간 소비도 늘어나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도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늪에 빠질 것"이라며 "다만 혁신성장은 단기간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체질개선 없이 성과에만 주력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규제들을 혁신적으로 해소, 경제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률 3% 수정 여부 주목

정부가 이달 중 공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사다.

당장 올해 목표한 3%의 경제성장률 수정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서 7년 만에 2년 연속 3%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올해는 소비여건 개선 등 긍정적 흐름 속에서도 고용 악화, 소득분배 악화 등 경제지표의 이상신호가 감지되면서 달성할지 불투명하다.

지난 5월 취업자 증가폭이 7만명대로 추락하는 고용쇼크가 이어졌고 5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투자는 3개월째, 소비는 2개월 연속 감소하며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 2월 이후 4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상황 등을 고려하면 혁신성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많이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경제성장률 3.0%를 수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용악화 등으로 인해 32만명인 고용목표치는 20만명대로 낮추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은 31만6000명에 달했지만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월평균 16만8000명에 그치며 20만명 선을 밑돌았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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