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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주52시간제 현장 혼란.. 당정은 엇박자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2 16:59

수정 2018.07.02 16:59

홍영표·김영주 갈등 노출.. 탄력근로 기간 더 넓혀야
'저녁 있는 삶'을 기치로 내건 주 52시간 근로제가 각계의 우려 속에 시행에 들어갔다. 일단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3627곳이 대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제도 시행이 무섭게 일선 현장에선 사업자와 근로자 모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업무형태가 업종별로, 회사별로, 부서별로 다 다르고 근로시간 포함 여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회사는 회사대로, 근로자는 근로자대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근로시간 위반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유예하고 6개월간 계도기간을 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 와중에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불협화음을 내며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노동계 출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혼란에 불을 댕겼다. 김 장관은 지난주 주 52시간 위반사업주 처벌 유예 및 6개월 계도기간 운영과 관련,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정부와 여당이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현장 혼란을 감안해 시행 초기 6개월간 위반사업주에 대한 처벌 유예와 함께 계도기간을 운영키로 합의한 것을 사실상 뒤엎은 것이다.

김 장관은 주 52시간제 보완의 핵심 정책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과 관련해서도 "당장 모든 업종에 탄력근로제 기간을 6개월로 풀어주면 근로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다"고 한 발 더 나아갔다. 앞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장 3개월로 돼 있는 탄력근로제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한 것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모호한 기준 탓에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기업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할지 헷갈린다.

가뜩이나 막상 제도가 시행되자 현장에선 더욱 혼란에 빠져드는 상황이다. 근무시간을 따지는 문제 외에도 근로시간과 임금변화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의 소지가 훨씬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근무시간을 둘러싸고 소송대란까지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서도 기업은 변화된 환경에 맞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업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처지다.

정부와 여당은 6개월 계도기간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주 52시간제의 최종 목표는 저녁 있는 삶과 고용창출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답은 현장에 있다. 아무리 금과옥조라도 현장에서 화답하지 못하면 맹탕이다.
탄력근로제 범위를 더 넓히고 단위기간도 6개월이 아니라 1년으로 늘려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고, 산업 특성에 맞게 특별연장근로를 폭넓게 허용하는 방향으로 7월 임시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일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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