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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Change] 6년간 IT 핵심기술 실무교육.. 공교육 혁신 통해 ‘뉴칼라’ 양성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5 16:57

수정 2018.06.25 16:57

4차 산업혁명 인재부터 키워라 <2> IBM의 P-TECH
뉴욕시·대학과 공동 설립 졸업땐 전문대급 학위 수여
사이버보안·AI 등 집중 교육 IBM 등 인턴십 기회도 제공.. 세계 107곳 열고 인재 키워
[Big Change] 6년간 IT 핵심기술 실무교육.. 공교육 혁신 통해 ‘뉴칼라’ 양성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인재육성 전략이 한층 더 주목받고 있다. IBM은 현재의 공교육만으로는 변화하는 기술에 미리 대비하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 2011년 P-TECH라는 교육 플랫폼을 마련해 인재를 키우는 씨뿌리기 작업에 나섰다. 한국IBM은 올해 교육부와 협력해 P-TECH가 공교육 혁신의 하나로 뿌리내리도록 지원에 나선다. 파이낸셜뉴스는 IBM의 P-TECH를 대안 공교육 차원에서 조명했다.

IBM은 지난 2011년 뉴욕시 교육청, 뉴욕시립대와 함께 P-TECH 학교를 공동 설립했다. 2011년은 IBM 창업 100년이 되는 해이다.
P-TECH는 6년제 과정으로 한국 기준 중학교 3학년부터 대학 2학년 시기까지 교육이 이어진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실무 위주로 교육과정을 짰고, 프로젝트식 교육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학교를 졸업하면 추가 비용 없이 정보기술(IT) 관련분야에서 전문대급의 학위를 준다.

■민관 참여해 '뉴칼라' 육성

P-TECH의 목표는 빠르게 변하는 정보기술에 대비해 핵심 기술을 고교과정에서 익힐 수 있도록 공교육 혁신을 통해 '뉴칼라'를 집중 육성하는 데 있다. 뉴칼라는 IBM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등 일반 계층이 아닌 혁신적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계층으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사이버보안,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 인지기술 등 여러 산업군에 걸쳐 꼭 필요한 직업군이다.

교육과정은 주로 급변하는 IT분야에 대응할수 있도록 짜놨다. 미 브루클린 P-TECH가 대표적이다. 브루클린 P-TECH 교육생은 처음 3년간 수학, 역사 등 기본 교육과정을 병행하며 컴퓨터공학에 입문한다. 나머지 3년간은 코딩과 데이터 분석, 유닉스 시스템과 네트워크 보안에 이르는 심화 과정을 거친다. P-TECH 4학년부터는 협력기업들과 현장학습을 필수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협력기업과 1대 1 멘토를 만들어준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학생이 빨리 파악해 미리 준비토록 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P-TECH 학교는 기업 파트너, 지역 전문대, 교육기관 등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필요한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멘토링 제도, 업무공간에서의 교육, 유급 인턴십, 기업 채용 시 우선 고려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진로 상담 및 방학을 이용한 인턴십 기회도 준다.

협력 기업들은 졸업생이 취업할 때 서류전형을 면제시켜 준다. 미국에선 현재까지 101명이 졸업해 이 중 15명이 IBM에 들어갔다. 프로그램 개발자, 클라우드 시스템 애널리스트, 고객관리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0월 브루클린 P-TECH에 방문해 극찬하기도 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브루클린 P-TECH는 뉴욕 교육청과 시, IBM이 협력한 결과"라며 "미국의 모든 학생들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6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에게 서한을 보내 "정부와 공립학교 시스템, 대학,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협력을 통해 '뉴칼라'를 육성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P-TECH 숙련자 구인난 해소

P-TECH는 취업난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맞춤형숙련자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BM 기업가치연구소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지난 2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회사 임원 60%가 새로운 기술을 다룰 만한 인력을 제때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절반에 불과한 55%만이 자국 교육시스템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술변화에 미리 준비할 만한 공교육이나 기업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48개국가의 글로벌 임원 5600명, 정부 고위관계자 800명, 1500명의 고등교육기관 관계자를 조사한 것이다.


P-TECH는 현재 전세계 107곳이 운영중이다. 미국은 뉴욕·일리노이·코네티컷 등 6개주에 있고, 호주, 모로코, 대만에서도 P-TECH를 통해 교육받을 수 있다.
한국IBM관계자는 "P-TECH의 강점은 학습과 일자리 훈련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현재 430개 이상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와 의료, 에너지 등 대·중소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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