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숨가쁜 한반도 외교전] 트럼프의 강온전략.. 北 제재 연장한 다음날 김정은 칭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4 17:23

수정 2018.06.25 10:39

대북 제재 1년 연장하며 "北 여전히 특별한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감세 문제에 관한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네바다주 공화당 전당대회 후 지역 기업인들과 가진 원탁회의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똑똑한 터프가이이자 위대한 협상가"라는 말도 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감세 문제에 관한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네바다주 공화당 전당대회 후 지역 기업인들과 가진 원탁회의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똑똑한 터프가이이자 위대한 협상가"라는 말도 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이하 현지시간) 앞서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기존 경제 제재를 1년 더 연장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장 조치 다음날 또다시 북한의 협상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에 대한 강온전략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 의회에 보낸 통지문에서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발동된 행정명령 13466호(2008년) 등 6건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의 효력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북한은 여전히 특별한 위협"

이번에 연장된 행정명령들에는 북한 정부와 노동당, 주요 인사의 자산을 동결하고, 북한의 국외 노동자 송출 금지, 광물 거래 등 북한의 자금을 차단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연장한 이유에 대해 "북한은 한반도에 무기 사용이 가능한 핵분열 물질의 존재와 확산의 위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해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하고 역내 미군과 동맹국 및 교역 상대국을 위태롭게 한다"고 적었다. 그는 "도발적이고 불안정하고 억압적인 북한의 조치와 정책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 경제에 계속해서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당일에도 비핵화 전까지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하겠다고 강조했으며 다음날 트위터를 통해 "핵무기가 더는 (위협) 요소가 아니라고 간주할 때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강경한 태도는 내부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야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뉴욕주)는 지난 13일 상원 연설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본질보다는 보여주기가 더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합의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애리조나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협상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 중지를 선언하자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고 지독하게 인권을 유리하는 국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이 이를 바꾸기 위해 분명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양보를 해서는 안 되며 제재를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핵화 "이번엔 다르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협상 의지를 강조하며 비핵화 성공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미 케이블방송 TBN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즉각 비핵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적힌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주 멋진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들이 돌아왔고 전사한 위대한 영웅들(의 유해들)이 송환된다. 가장 큰 것은 비핵화"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얻어낸 모든 것들을 보라.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도, 로켓도 없었다"며 "일본은 나를 세계를 구한 영웅인 것처럼 생각한다. 그들은 '지난 7개월 동안 일본 위로 날아간 미사일이 없었다'고 말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주류 언론들은 '우리 대통령은 거의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북한이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한다. 주류 언론만 들으면 내가 거의 협상에서 진 것 같다"며 비난 여론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같은 날 이번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의 비핵화를 자신했다. 그는 MSNBC와 인터뷰에서 "북·미 모두 레드라인(한계선)들을 이해하고 있고, 어느 쪽도 그 선을 넘어서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북·미 협상이 처음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번은 다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가 틀릴 수도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면, 즉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수 없거나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대북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만약 협상이 생산적이지 않거나 선의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강한 대북제재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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