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무역전쟁 최대 피해자는 亞"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2 17:43

수정 2018.06.22 21:37

UBS "무역전쟁 확전땐 亞증시 평균 30% 폭락".. 내달초 미중 보복관세 개시
【 서울·베이징=박종원 기자 조창원 특파원】 미국이 이달들어 중국, 유럽, 캐나다 등 말 그대로 '동서남북'에 자리잡은 거의 모든 국가들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국제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더 심해질 경우 관세 이상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특히 아시아 시장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현지시간) CNN머니는 전날 공개된 골드만삭스의 투자자 보고서를 인용해 무역전쟁의 공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금융시장을 설득하면서 무역 상대방들에게 미국의 제안을 설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은 이미 서서히 진행되고 있지만 보다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개시하는 다음달 6일까지 양국 간 공식 협상 일정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골드만삭스 "미·중 긴장 강도 더 높아질 것"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발표된 당일 JP모간의 주 하이빈 중국 증권전략부문 대표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무역전쟁이 보복관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총액이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3% 남짓하다며 "관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투자 등의 분야에 적용될 비관세 장벽으로 양측 모두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대표는 미국이 중국에 무역 면에서 비관세 제재를 가해 세계 물류망의 핵심인 중국의 유통구조가 어지러워지면 그 여파가 미국은 물론 아시아 등에도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UBS그룹의 닐 맥클라우드 전략가는 전날 투자자 보고서에서 지난 19~20일 아시아 증시 급락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썼다. 현재 UBS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아시아 지역의 산업생산이 침체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수익이 15~20%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맥클라우드 전략가는 무역전쟁이 걷잡을 수 없게 되면 아시아 증시의 평균 주가가 올해 고점대비 30% 폭락할 수 있다며 "확실히 지금 주가에는 보다 나쁜 결과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중, 트럼프 800억弗 투자 선물 보류기미도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에 맞서 강대강 대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잇단 관세부과 결정에 이어 미국에 투자키로 한 계약건도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중국 상무부는 22일 미국 및 한국산 스티렌에 대해 반덤핑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오는 23일부터 이들 제품에 대해 3.8~55.7%의 관세가 부과되며 기한은 5년이다. 이번 건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5월 반덤핑 조사 신청을 받은 뒤 진행돼왔다. 지난 2013년부터 한국, 미국, 대만산 스티렌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중국 제품 입지는 좁아지고 있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당시 제시했던 8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투자 계획도 보류될 기미다.
홍콩 성도일보는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에너지투자공사(CNEIG) 고위층이 예정됐던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방문 일정을 최근 취소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에너지투자공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837억달러 규모의 셰일가스, 전력, 석유화공 분야 투자를 상담할 예정이었다.
이 투자건은 지난해 11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받은 2500억달러 규모의 '바이 아메리카' 주문 가운데 최대 딜로 꼽힌다.

p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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