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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권, 글로벌 무역전쟁 확대 우려...아시아가 특히 취약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2 15:45

수정 2018.06.22 15:45

22일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에서 투자자가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AP연합뉴스
22일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에서 투자자가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이 이달들어 중국, 유럽, 캐나다 등 말 그대로 '동서남북'에 자리잡은 거의 모든 국가들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국제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더 심해질 경우 관세 이상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며 특히 아시아 시장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아하 현지시간) CNN머니는 전날 공개된 골드만삭스의 투자자 보고서를 인용해 무역전쟁의 공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이키나 보잉같이 국제 무역흐름에 민감한 기업 주식이 다수 포함된 미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2017년 3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8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폭탄'을 떨어뜨리고 지난 15일에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무역전쟁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금융시장을 설득하면서 무역 상대방들에게 미국의 제안을 설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은 이미 서서히 진행되고 있지만 보다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개시하는 다음달 6일까지 양국 간 공식 협상 일정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은행은 동시에 미국이 문제삼고 있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정책의 경우 양측이 빨리 합의하기는 "극도로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발표된 당일 JP모간의 주 하이빈 중국 증권전략부문 대표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무역전쟁이 보복관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총액이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3% 남짓하다며 "관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투자 등의 분야에 적용될 비관세 장벽으로 양측 모두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올해 중국 통신기업 ZTE와 미 기업 간의 거래를 중단시켰던 사례를 지적했다. 주 대표는 미국이 중국에 무역 면에서 비관세 제재를 가해 세계 물류망의 핵심인 중국의 유통구조가 어지러워지면 그 여파가 미국은 물론 아시아 등에도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과 2위 경제국 간의 무역 전쟁은 결과적으로 "양측이 모두 지는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UBS그룹의 닐 맥클라우드 전략가는 전날 투자자 보고서에서 지난 19~20일 아시아 증시 급락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썼다. 현재 UBS는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아시아 지역의 산업생산이 침체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수익이 15~20%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맥클라우드 전략가는 무역전쟁이 걷잡을 수 없게 되면 아시아 증시의 평균 주가가 올해 고점대비 30% 폭락할 수 있다며 "확실히 지금 주가에는 보다 나쁜 결과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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