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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외국인 올해 한국 증권시장에서 주식 판 금액 이상 채권 사들여 

마켓포커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2 15:43

수정 2018.06.22 18:26

외국인이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파는 대신 채권은 사고 있다.

우선 지난 5월 외국인은 상장주식 3800억원을 순매도하고 상장 채권은 3조2660억원을 순투자(매수-매도-만기상환)했다. 지난 달 총 2조8860억원의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입된 것이다.

5월말 현재 외국인 상장주식은 624조원으로 시가총액의 31.9%를 차지한다. 상장채권은 108.4원으로 전체의 6.3%다. 합계 732.4조원의 상장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6월 들어서도 주식 매도와 채권 매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 외국인 한국주식 매수흐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꺾여..올해 들어 계속 비중 낮아져

외국인은 올해 4월 2조2040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5월에 380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올해 들어 5월말까지 3조1850억원의 주식을 순수하게 팔았다.

외국인은 지난해 10조18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사실 하반기부터 매수 기세는 꺾였다.

외국인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0조8940억원을 순매수한 뒤 하반기엔 714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런 뒤 올해 들어서는 매도 강도를 더 높인 것이다.

6월 들어서는 매도 강도가 전달보다 더 커졌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2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 달 초순엔 매수를 하다가 중순부터 주식을 대거 팔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불거지면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분위기가 강해진 탓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식시장에선 미국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이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하면서 자금이 빠지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주식시장에의 외국인 자금이탈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은 지난해 상반기 주식을 대거 샀다. 지난해 10월 주가가 고점을 찍었지만, 하반기엔 차익실현 등으로 외국인 매수 강도는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는 주요국의 통화긴축에다 미중 무역갈등이 더욱 커지면서 계속 매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7월만 해도 외국인의 주식투자비중은 29.8%로 30%가 채 되지 않았다. 이후 매수를 지속하면서 국내 코스피지수가 고점이었던 2017년 10월엔 33.9%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올해 5월 현재 31.9%로 비중이 줄어들었다.

■ 외국인 자금, 올해 주식에서 빠진 금액 이상 채권으로 들어와

자료=CHECK단말기, 외국인의 6월 국채투자
자료=CHECK단말기, 외국인의 6월 국채투자


외국인은 지난해 상장주식을 10조원 넘게 샀지만 채권 역시 9조4470억원을 순투자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전체적으로 주식과 채권 투자를 19조6270억원 가량 늘렸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의 채권투자도 주식처럼 상반기에 집중돼 있었던 게 특징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상반기 14조5200억원을 순투자했으나 하반기엔 5조730억원이 순유출됐다.

주식시장에선 올해 들어 지난해 하반기의 순매도 흐름이 연장됐다. 반면 외국인 채권투자는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올해 다시 재개됐다.

올해 5월까지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9조9610억원을 순투자했다. 주식에서 3조원 이상의 순매도가 이뤄졌지만, 이 시기까지 외국인은 한국 증권시장(주식+채권)에서 6조7760억원의 증권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6월 들어서도 외국인의 채권 매수는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외국인은 국채를 2조5000억원 가량 순투자하는 등 통안채 만기분을 감안해도 전체적으로 1조원 넘게 순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국 채권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에 비해 금리가 괜찮다. 올해 들어 재정거래 요인에다 안전자산선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계속 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도 주식과 달리 외국인은 한국 채권을 꾸준히 사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보유규모는 5월말 현재 108.4조원(상장채권의 6.3%)으로 역대 최대다. 이 순투자 증가세는 6월에도 이어지면서 이들의 보유규모는 110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상장채권 보유규모는 지난해 4월 100조원을 넘긴 뒤 하반기엔 줄어들기 시작해 12월 98조원대로 축소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110조원에 달하면서 그 덩치를 더욱 키운 상태다.


한국은 위기를 맞은 일부 신흥국들과 달리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단기외채 비중 등 여러 측면에서 거시건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올해 금융시장 특징 중 하나는 환율이 튀어도 CDS 프리미엄이 안 올라간다는 점"이라며 "예전 같으면 둘이 동행했을 것인데, 최근에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한국의 국채는 안전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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