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적십자회담]남북, 이산가족 상봉 논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속 진행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2 16:08

수정 2018.06.22 16:08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오른쪽)과 북측 대표단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오른쪽)과 북측 대표단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금강산(북한)=공동취재단 문형철 기자】8·15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사안을 논의할 남북적십자회담이 22일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열렸다.

이날 회담에선 4·27판문점선언에 명시된 이산가족·친척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 등의 세부사항의 논의가 진행됐다.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북남사이 인도주의 협력사업은 모든 사업이 순조롭게 풀리고 적십자 관계에서도 극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역사의 새 한 페이지를 새로 쓴다는 자세를 가지고 회담에 임한다면 우리가 오늘 겨레에게 기쁨을 안겨주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면 2015년 10월 이후 약 3년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양측은 이날 10시부터 10시 45분까지 1차 전체회를 갖고, 오전 11시45분부터 12시50분까지 수석대표 접촉을 진행했다.

남측 대표단은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 등으로 구성됐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8시 18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9시19분께 북측 단장인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회담장에 들어섰다.

북측 대표단은 단장인 박 부위원장을 비롯해 한상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김영철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양측 대표단은 10시부터 약 13분간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흩어진 이산가족의 문제를 금강산에서 다시 논의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뜻을 같이 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 시기 불미스러웠던 여러 가지, 북남관계로 인해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됐을 때 금강산은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가슴아픈 상처와 고통을 뼈저리게 체험하는 유일한 장소"라며 "민조적 화해와 단합의 기회를 다시 찾을 수 있는 귀중한 장소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박 회장은 "남북 적십자 회담이 정말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풀어나가면 비록 하루의 일정이지만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겠다"며 "금강산 정기를 받고 민족의 한을 적십자 회담이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정확하게 얘기가 돼있듯이 8·15를 전후로 이산가족을 만나기로 했다"면서 "박용일 단장을 이렇게 뵙고 환영의 말을 듣어 회담이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두 발언 이후 1차 전체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11시 45분부터 진행된 수석대표 접촉에 앞서 '회담 성과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회장은 "잘 하고 있다. 시작이 아주 멋있었다"고 답했다.

남북 대표단은 오후1시25분께 양측 연락관을 통해 A4 용지 2장 분량의 합의서 초안을 교환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후 2시께 진행된 오찬까지 이어졌다. 박 회장이 "시장하냐"고 묻자 박 부위원장은 "밥 먹자는 건 다 끝난 것"이라고 회답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남북 양측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8·15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문제와 관련, 시기와 규모, 상봉 방법, 시설 개보수 등에 대해 상호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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