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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러시아 하원 연설 "남·북·러 함께하면 유라시아 꿈 펼쳐질 것"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1 21:47

수정 2018.06.21 21:47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하원을 방문,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설한 뒤 박수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ㆍ러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미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연설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하원을 방문,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설한 뒤 박수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ㆍ러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미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연설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를 국빈방문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5분께(현지시각) 러시아 연방의회 하원인 국가두마에서 진행한 20분 간의 연설을 통해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아진 움 하라쇼, 아 드바 롯쉐)'라는 러시아 속담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남·북·러) 3국 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이제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 데 함께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나는 지난 4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고,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다”며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어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됐다”며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꾸어왔다.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자신을 비롯한 많은 한국인들이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푸시킨 등의 러시아 문학 작품을 사랑하는 점을 언급하며 러시아 문화에 대한 친밀감을 표시했다.

400여명의 러시아 하원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모두 기립 박수를 쳤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앞자리에 앉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환담을 나눴다.
일부 의원들을 문 대통령과 '휴대폰 셀카'를 찍기 위해 주위를 둘러싸기도 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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