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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서울국제신약포럼]"인간 임상 가기 전 환자 샘플로 가능한 방법 고민"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1 17:35

수정 2018.06.21 21:08

세션 2, 신약개발 혁신을 위한 융복합 기술
혁신 신약이 불치병 암을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만들어
전임상에서 환자유래종양.. 모델 활용 플랫폼 소개하기도
[제10회 서울국제신약포럼]"인간 임상 가기 전 환자 샘플로 가능한 방법 고민"

신약개발 과정에서 융복합 기술은 신약의 혁신성을 가져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혁신 신약이 그동안 불치의 병으로 불렸던 암을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주최로 21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강연자들은 신약개발 과정에서 융복합 기술의 적용 사례를 소개하면서 융복합 기술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PDX모델 활용해 동물임상에서 약제 효과 확인

조병철 연세대 의대 교수(종양내과 부교수)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전임상(동물임상)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서 전임상에서 환자유래종양(PDX) 모델 활용 플랫폼을 소개했다.

PDX모델은 항암제 신약개발에 활용하는 방법으로, 면역부전상태 쥐에게 환자의 암조직을 이식해 약제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동물 효능 시험데이터는 임상시험의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자료가 된다.
기존 쥐를 이용한 방법은 많은 양의 세포를 쉽게 인위적으로 배양 가능해 실험에는 용이하나 배양과 세포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래 환자 종양의 특성이 사라지고 새로운 특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시험물질 효능의 정확한 예측이 어렵고 실제 임상에서 실패하는 비율이 90%가 넘을 정도로 신뢰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면역결핍마우스를 이용한 PDX 모델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 교수는 "요즘 신약개발 시 가장 힘든 것이 환자에게 독성은 둘째 치더라도 약제 효과가 제대로 발현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시험쥐에게 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는 한계가 있고, 이를 뛰어넘어 전임상에서 약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임상 플랫폼이 PDX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유한양행과 개발 중인 폐암 신약 임상에서의 PDX 모델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폐암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폐암 환자의 세포가 필요한데, 4기 폐암 환자에서 얻을 수 있는 조직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면서 "PDX 모델을 최대한 인간화해 독성은 둘째치고, 약제의 효과를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쥐를 인간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쉽지 않지만 필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은 환자에게서 조직을 얻고 환자에게서 얻은 피를 환자의 이뮨시스템이 살아 있는 쥐 모델을 만들자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정재욱 GSK 수석연구원도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개발과정을 소개하면서 전임상의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인간 임상을 가기 전에 환자 샘플을 가지고 직접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우리가 가진 시스템에서 환자 샘플에서도 컴파운드(합성)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면역 항암제, 콤비네이션 임상으로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황태호 부산대 유전자세포치료연구소 MRC센터장은 바이러스 항암제 '펙사벡'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면역 항암제의 잠재력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콤비네이션 임상으로 면역 항암제 시장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황 MRC센터장은 "항암제가 100년 가까이 발전하고 있는데 그동안 매출이 연간 100조원 정도 된다"면서 "최근 면역 항암제의 상업화가 불과 5년인데, 2020년에는 면역 항암제가 항암제 매출의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 항암제는 암 환자의 면역력을 키워 암과 싸우는 힘을 키워주는 치료제다. 1세대 화학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3세대 항암제로 불린다. 면역 항암제는 환자의 몸속 면역체계를 활용해 항암제 부작용이 거의 없고 생존기간도 길다. 적용 가능한 환자도 많다. 간암환자의 경우 면역세포가 인체의 다른 세포는 공격하지 않고 간에 남은 조그만 간암 병소를 찾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황 센터장은 "면역 항암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20~30%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아직 콤비네이션 임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센터장에 따르면 현재 면역 항암제의 콤비네이션 임상은 대부분 제약사들이 면역 항암제의 콤비네이션 임상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서로 다른 약물을 리스트업하고 어떤 방식으로 콤비네이션 임상을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모든 제약사들이 콤비네이션 임상으로 하고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정명진 차장(팀장) 이유범 홍석근 박소연 송주용 오은선 권승현 최재성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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