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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서울국제신약포럼] "신약개발은 팀추월 경기와 같아"… 융복합 인재양성 고민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1 17:35

수정 2018.06.21 21:07

패널토론, 전문 양성시스템 필요성 피력.. 용어 등 분야 간 소통 중요
정부는 관련 지원 통합 알려 창업자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주최로 21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한균희 연세대 약대 학장(왼쪽 첫번째) 주재로 패널토론이 열리고 있다. 이승주 오름 테라퓨틱 창립자 및 대표, 이광호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황태호 부산대 교수, 김주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왼쪽 두번째부터)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 공동주최로 21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한균희 연세대 약대 학장(왼쪽 첫번째) 주재로 패널토론이 열리고 있다. 이승주 오름 테라퓨틱 창립자 및 대표, 이광호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황태호 부산대 교수, 김주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왼쪽 두번째부터)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 신약 개발에도 융복합 인력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바이오·화학, 의료·제약, 정보기술(IT)·제약 등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 인력을 다루며 전문 양성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이낸셜뉴스와 한국화학연구원이 21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개최한 '제10회 서울국제신약포럼'에서 패널 토론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의견을 나눴다. 한균희 연세대 약대 학장이 사회를 맡았고 보건복지부 김주영 보건산업진흥과장, 이승주 오름 테라퓨틱 대표, 이광호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황태호 부산대 유전자세포치료연구소 MRC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융복합 인재가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 공감했지만 방법론은 과제로 남았다. 어느 분야가 융복합을 이끌어야 하는지에서는 의견이 쉽게 모이지 않았다.

김주영 과장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토로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신약개발 관련 정부부처는 지원을 통합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김 과장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 통합 지원시스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정부가 먼저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람이 답"… 융복합 인재 양성 한목소리

패널들은 신약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라고 입을 모았다. 더 이상 신약개발을 혼자 할 수 없는 오픈 이노베이션 시대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교수는 "신약개발은 팀추월 경기와 같다"면서 "분야 간 융복합이 중요하다. 용어 통일 등 분야 간 소통문화가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2006년 신라젠을 창업했던 황 MRC센터장은 "신약개발에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발전시킬 인력도 같이 필요하다"면서 "융복합은 효율보다는 연구자들이 마음놓고 연구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과거 경험을 거론하며 "바이오와 화학 전공자 간 시각이 굉장히 달랐다. 신약은 한 분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활동을 같이 하고 소통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개연구를 지속해 온 이 책임연구원도 "우리나라는 신기술 개발보다는 현재 시스템 간 융합이 우선"이라면서 "기업, 기관 간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존재하는 기술을 잘 융합하는 것이 신약 개발의 지름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어떻게'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김 과장은 "기초제약기술, 임상, 특허 등 신약 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융복합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하는데 실제 만나면 소통이 정말 어렵다"면서 "거의 화성에서 온 사람과 금성에서 온 사람이 대화하는 정도"라고 회고했다. 정부도 융복합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실질적 진전을 만들기 힘든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황 센터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은 병원 중심으로 가야 한다"면서 "기본적으로 약물, 약학에서는 병원 자체가 융합"이라고 제언했다.

■AI 등 적용한 융복합 테크놀로지도 블루오션

최근의 신약개발 트렌드도 소개됐다. 정부는 최근 제약 트렌드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연내 제약시장의 바이오 비중 25%→35%로 확대 △오픈 이노베이션 △4차 산업혁명 시대 빅데이터, 통계,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하는 인재 등이 꼽혔다.

이 대표는 "최근 2년 만에 800억원을 유치한 미국 바이오벤처를 방문했는데 실험실에 고가의 분석기기를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는 로봇을 썼다. 바이오도 빠르게 로봇 자동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임상이 어려운 약 개발에 대한 시간이나 노력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발명자=경영자'인 1세대 벤처와 경영·발명이 구분된 2세대가 벤처가 공존하고 있다"면서 "한국 시장은 바이오 기술과 자금은 풍부한데 창업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창업자 인재풀을 좀 늘려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기업, 학교, 출연연에 있어보니 융합기술에 있어서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학교나 바이오벤처에서 연구를 담당하고, 기업이 경영과 투자를 맡는 역할 분배가 시스템으로 안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정명진 차장(팀장) 이유범 홍석근 박소연 송주용 오은선 권승현 최재성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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