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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중금리대출 활성화는 커녕..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1 17:34

수정 2018.06.21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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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다 고신용대출 높고 자본확충문제도 해결 안돼
인터넷전문은행, 중금리대출 활성화는 커녕..

당초 중금리활성화 대출을 기대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1년간 고신용자 위주 대출 중심으로 영업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피할 수 없게됐다. 가계신용대출 증가에 비대면 신용대출은 전체 신용대출 증가를 이끈 한축으로도 꼽혔다. 향후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자본확충이 과제이지만 벌써부터 삐걱거리면서 일부 대출상품의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은산분리 완화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은행보다 높은 고신용대출 비중

21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행의 가계신용대출은 고신용(1~3등급) 차주의 대출 비중이 96.1%로 국내은행(84.8%)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증부대출(공적기관 보증)이 포함되지 않아 이를 감안하면 비중이 상승할 수 있지만 한은보고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대출 실적이 당초 기대에 못미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도입 취지를 살리면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선 중신용 차주에 대한 대출을 확대함으로써 여타 은행과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지속적으로 검증, 개선해야한다"면서 " 다양한 차주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계획 중인 금융분야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도 보다 적극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잔액기준여신과 수신 점유율은 전체 국내은행 대비 각각 0.4%, 0.6%에 불과(18년 3월말 기준)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나, 가계대출 점유율은 영업개시 이후 1년 간 국내은행 전체 가계대출 증가규모의 13.6%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졌다. 비대면 신용대출의 편리함이 가계신용대출 증가세에 한축을 담당한 셈이다.

■자본부족으로 대출 중단사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선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은 보고서는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출확대 등을 통해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자본확충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바젤Ⅰ기준)은 최고 24.3%에서 2018년 3월 말 현재 11.4%로 하락한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BIS비율 하락으로 일부 상품의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중금리 대출인 '슬림K 신용대출',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증자 전 적정성 확보차원에서 상품판매를 중단했다"면서 "1500억원의 증자가 완료된 다음달 1일부터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은산분리 완화다.
그러나 현 정부하에선 은산분리 완화가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더욱이 케이뱅크의 주요주주인 KT가 케이뱅크 관련 은산분리 등 은행법 개정 등 사안과 관련해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고자 의원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막막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과 낮은금리를 앞세워 시장의 메기역할을 했다는 긍정적효과를 간과할 수는 없다"면서 "향후 제대로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선 당초 기대했던 중금리대출 실적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지만, 자본확충 문제와 리스크문제도 걸려있어 전방위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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