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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plus Health] 임신 자꾸 미루면 난임 확률 높아져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1 16:54

수정 2018.06.21 16:54

보통 부부 경우 1년내 약 90%가 임신 이뤄져
임신 되지 않는다면 즉시 병원 찾아 검사해야
시험관시술 성공율 40대 이후에는 15% 급감
난임 검사로 상태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 필요
[yes plus Health] 임신 자꾸 미루면 난임 확률 높아져요

최근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정부의 난임치료 혜택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난임 치료 급여혜택을 확대해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난임 치료를 할 때 건강보험 혜택이 가능하다. 또 지난 5월 29일부터 '난임 치료 휴가'도 신설돼, 연간 최대 3일을 사용할 수 있다. 난임치료를 받는 비율은 25~34세 여성에서의 출산율이 감소하고 40세 이상에서 늘어나면서 더 증가하고 있다.

권황 분당차병원 난임센터장은 21일 "여성은 35세 이후부터 난소의 노화가 진행되며 남성 또한 나이가 들수록 정자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후에는 1~2년 간격이라 해도 임신 성공률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며 "과거에 비해 초혼 연령도 높아진데다가 최근에는 신혼기간을 더 즐기고 싶어하는 부부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난임으로 이어져 예상치 못하게 자녀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 후 1년 내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 상담 필요

국내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해 이미 남녀 모두 30세를 넘었다.
또 결혼 후에도 평균 2년 이상은 자녀 없이 지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취업, 학업 등에 필요한 기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임신을 미루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임신 시기를 미루다 보면 난임으로 인해 원하는 때에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아이를 원하는 부부라면 난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상적인 부부관계에서 35세 미만의 여성이 1년간, 35세 이상 여성이 6개월동안 아기가 생기지 않는 것을 난임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이는 학술적인 정의일 뿐이다. 보통 부부생활에서 1년 이내에 약 90% 정도가 임신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해당 기간동안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사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세부적인 난임 검사가 필수적이다. 임신은 부부 중 한 쪽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부부가 같이 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혈액, 호르몬 검사 등 신체적 상태 뿐 아니라 주변 환경 및 정서적인 상황까지 상담 등을 통해 면밀하게 확인한다. 이를 통해 남성에서는 발기 장애, 정자 수가 감소하는 희소정자, 정액 내에 정자가 없는 무정자증 등이, 여성의 경우 난소기능 저하, 배란 요인, 난관 요인, 자궁 요인 등이 원인으로 나타난다. 전체 중 10~30% 정도는 정확한 원인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 해도 주변 환경과 심리적 영향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난임을 겪을 수 있다.

■임신 확률은 높이는 '환자 맞춤형' 난임 치료 가능

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가 파악되면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보조생식술을 많이 활용한다. 보조생식술은 크게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으로 나뉜다. 인공수정은 여성의 배란기에 맞춰 남성의 정액을 자궁 안으로 주입해, 몸 속에서 수정되도록 유도하는 시술이다.

반면 흔히 시험관 아기 시술로 불리기도 하는 체외수정은 여성과 남성의 몸에서 성숙된 난자와 정액을 각각 채취한 후 자궁 밖에서 수정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월경 주기에 맞춰 배란유도 주사를 자가투여 할 수 있다. 치료제가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환자 스스로 간편하게 용량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또 '환자 맞춤형' 난임 치료가 이루어지면서, 의료진과의 면밀한 상담을 통해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환자 나이, 환경, 신체상태 등을 정확히 분석한 후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 신체적 부담은 낮추고 임신 확률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나이 젊을수록 임신 확률 높아

난임 치료 과정에서 의료진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바로 '나이'이다. 국내 연령별 시험관시술 성공율을 보면 30대 후반에서는 30% 정도지만, 40대 이후에는 약 15%로 급격히 떨어진다.

이는 젊을수록 더 건강한 정자와 난자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정자의 경우는 난자와 달리 젊은 연령에서 생성되는 정자의 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보조생식술을 진행할 때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결국 치료 성공률과 연결된다.
게다가 요즘에는 난소 기능 저하와 함께 조기 폐경으로 30대에서도 폐경을 경험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자가증상이 없어 스스로 판단이 어렵기 때문에 본인이 난임 환자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권 센터장은 "결혼 후 1년 이상 지난 부부라면 빨리 난임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를 파악해봐야 한다"며 "임신이 안된다고 불안해하거나 다음기회를 기다리는 것보다 난임 검사를 통해 현재 부부의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원하는 시기에 맞춰 임신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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