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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격화] 신흥국 펀드 일주일새 22억弗 빠졌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9 17:23

수정 2018.06.19 21:06

아시아도 '머니 엑소더스'
한국·인도 등 6개국 증시서 올 들어서만 190억달러 유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연준 금리인상 가속화 시사.. 신흥시장 투자 매력 더 줄어
[무역전쟁 격화] 신흥국 펀드 일주일새 22억弗 빠졌다

미국 금리인상과 글로벌 무역갈등 격화로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에서 '머니 엑소더스(투자자금 유출)'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 전망이 밝고 재정이 건전한 아시아 신흥국에서조차 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등 6개국 증시에서 올해 유출된 해외자금은 190억달러(약 20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EEM)'에서는 지난 한주간 22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2014년 1월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세계 최대 신흥시장 ETF인 '뱅가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신흥시장 ETF(VWO)'에서 2억6000만달러가 유출됐다.
최근 2년동안 두번째로 큰 자금이탈이다.

최근 2주간 하락세를 이어가던 JP모간 아시아달러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행보에 18일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국채 금리 상승, 글로벌 무역갈등에 따른 타격 우려 등이 겹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연준이 지난주 금리인상 가속화를 시사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호르헤 마르시칼 UBS 신흥시장 투자책임자는 "신흥시장에 대한 압력이 여전히 높고 투자심리가 최근 몇 주간 현저하게 나빠졌다"며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타결한 이후 연준 회의 결과가 예상보다 더 매파적으로 나타나는 등 외부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무역갈등 고조는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을 더 떨어뜨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 등이 일제히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통화 및 자산 가격 하락에 제동을 걸기엔 역부족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중남미 신흥국 주요 주가지수와 통화가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메르발 지수는 18일 2만7656.57로 전 거래일보다 8.26% 내렸다. 2014년 12월 이후 3년 반 만에 최대 낙폭이다.

미 금리인상 충격에 미중 무역갈등 격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발표 등이 악재가 됐다. 달러에 대한 페소 환율은 달러당 27.62페소로 전 거래일보다 2.28% 하락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48% 이상 상승한 상태다.

멕시코 IPC 지수는 4만6660.86으로 전 거래일보다 0.59% 하락했고 멕시코 페소 환율은 달러당 20.68페소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6만9814.73으로 1.33% 하락했고 브라질 헤알 환율은 달러 대비 0.41% 올랐다. 중남미 주요국 주가지수가 모두 하락하면서 MSCI 라틴아메리카 신흥시장 지수는 2414.75로 전날보다 0.53% 떨어졌다.
이 지수는 올들어 14.62% 하락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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