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증권가 샐러리맨 신화를 응원한다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9 17:10

수정 2018.06.19 17:10

[차장칼럼]증권가 샐러리맨 신화를 응원한다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가 짙게 드리운 지난 2008년, 당시 여의도를 호령하던 두 베테랑이 야심차게 새내기 금융회사를 출범했다. 금융위기 때 1억원을 1년여 만에 156억원 불려 '미다스의 손'이란 별칭으로 잘 알려진 강방천 회장의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최고경영자를 지낸 손복조 회장이 설립한 토러스투자증권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두 증권가 거장이 설립한 신생사들은 10년 동안 온갖 희로애락을 겪었다. 자문사에서 2008년 운용사로 전환환 에셋플러스는 가치·장기 투자를 기치로 내걸고, 소수펀드 철학으로 현재까지 투자자와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설립 이후 대표 펀드매니저들의 이직, 판교 사옥 이전, 중소형주 수난 시대로 인한 펀드 성과 하락 등 갖은 부침을 겪었다. 부침에도 불구하고 손자에게 물려주고 싶은 펀드를 만들고 싶다는 강방천 회장의 바람대로 이 회사가 출범 당시 설정한 대표펀드인 '에셋플러스리치투게더펀드'는 설정 이후 210% 넘는 누적성과를 기록하며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에셋플러스운용은 오는 7월 4일 코엑스에서 펀드 투자자들과 만나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또 다른 출범 10년차 토러스투자증권의 상황은 최근 녹록지 않다. 최대주주이자 설립자인 손복조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강석호 대표가 최대주주 교체를 놓고 대립해 회사 운명도 안갯속이다. 지난 12일 출범 10주년 만에 최초로 경영권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인 토러스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진원이앤씨의 인수의향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손 회장과 기관 및 개인 주주들의 반대로 최종 매각까지는 첩첩산중이다. 그간 회사 경영권 매각을 둘러싸고 진원이앤씨가 제시한 안을 미는 강석호 대표와 또 다른 인수의향자인 동유인베스트의 안을 미는 손 회장의 대립이 불거졌던 것이다.

진원이앤씨가 토러스투자증권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해선 신주 발행을 위한 이사회 결의절차도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최종 인수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 속에서도 증권가 샐러리맨 신화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됐던 손 회장의 토러스투자증권이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운용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대선배님들이 최근 어려움을 뛰어넘고 지난 10년보다 앞으로 100년간 업계의 좋은 선례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10년간 온갖 어려움에도 꿋꿋이 살아남은 두 회사가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레이스 앞에 서 있다.
부디 눈앞에 놓인 위기를 과거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 저력으로 돌파해 여의도의 전설로 계속 남아주길 기대해 본다.

kakim@fnnews.com 김경아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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