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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창업형 인간에게 기회가 온다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8 16:58

수정 2018.06.18 16:58

[fn논단] 창업형 인간에게 기회가 온다

#1. 부모 말만 들으면 망한다? 창업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연구실로 찾아와 자신의 사업계획에 대해 심각하게 물었다. 대부분 수강생들이 기획안에 그치는 것과 달리 그 학생은 이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디자인 공모를 하고, 선별된 디자이너들과 함께 제품을 위탁생산해 주문을 받아 판매까지 시작했다. 비록 큰 수익은 아니지만 사업 기획 단계부터 생산, 판매까지 불과 서너 달에 해내는 것을 보고 내심 놀라웠다. 인류 역사상 창업하기 가장 좋은 시대에 돌입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학생의 고민이다. 안정된 직장을 바라는 부모 몰래 휴학하고 3년간 자신이 하고 싶은 사진영상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다시 복학했지만 자신의 꿈은 부모가 바라는 취업이 아니어서 고민이라고 한다. 현장 경험으로 탄탄하게 무장한 학생을 보며 나도 모르게 뱉은 말. "미래에는 부모님 말만 따라했다가는 기회를 놓칠 수 있고, 100세 시대에 결국에는 본의 아닌 불효를 할 수 있다."

#2. 초등학생에게 줄서는 대학생. 자수성가해서 탄탄한 제화업체를 일궈낸 기업인에게 지인이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데리고 찾아왔다. 학교 공부는 관심 없고 경제관련 상식과 문제를 질문해대는 아들의 장래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마침 평소 멘토링해주던 대학생 형들과 합석해서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대학생 형들은 예상대로 하나같이 취업에 관한 고민만 얘기했지만, 그 초등학생은 반드시 훌륭한 기업인이 되겠다고 당차게 외쳤다. 그 기업인에게 충격적이었던 것은 대학생 형들의 반응이다. "이야! 나중에 잘되면 너한테 줄서야겠다."

#3. 힐링(Healing)의 반대말은 드리밍(Dreaming). 평소 중소기업 혁신에 관한 연구로 정평이 있는 동료 교수가 강의 중에 힐링이란 단어를 비판한다. 그동안 기업에서 유명 힐링 강의를 한 경험치를 보면 강의를 듣는 순간에는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 같지만, 강의를 들은 다음 날 결근율이 올라가거나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이 사회와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고단함을 달래는 힐링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강렬한 꿈이다. 그래서 그는 "힐링에 빠져서는 꿈을 만들어낼 수 없다" 고 강조한다.

#4. 대한민국에 부족한 것은 예산이 아니라 꿈의 총량이다. 세상이 바뀌어 모든 국민이 언젠가 한번쯤은 창업활동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창업활동이란 자신의 성취와 행복을 위해 꿈을 키우고, 그것을 실현하고자 도전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창업형 인간이란 자신의 시간을 창업활동에 더 많이 소비하는 사람을 말한다. 직장생활 속에서도 자기 중심적인 도전적 행동을 통해 창업활동을 실천할 수 있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자기 시간의 전부를 투여할 만한 일감이나 사업 아이템을 찾아내 거기에 몰입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에는 창업형 인간들이 사회 주류를 차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국민이 창업활동을 필수요인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기회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꿈의 나라'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정부의 창업정책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사업자등록증으로 확인되는 창업의 개수와 공정한 예산 집행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국민이 실천할 수 있는 모든 창업활동을 진정성 있게 지원하고 그 속에서 일감, 일자리, 성취감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정책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성공경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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