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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국민의 선택] 진보'난공불락' 부울경도 물갈이? 오거돈·송철호 선두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3 18:22

수정 2018.06.14 00:12

민주, 지역주의 무너뜨려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를 통해 '보수의 텃밭'인 영남권의 지방권력 입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지역주의 타파'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30년 넘게 이어져온 '영호남 지역주의'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및 오후 11시 30분 현재 지방선거 개표상황을 보면 영남지역(부산.울산.경남) 중 부산시장과 울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득표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각각 오거돈·송철호 후보가 한국당 서병수·김기현 후보에 앞서며 새 역사를 써내려가는 모습이다.

사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지역은 진보진영에는 '난공불락'이었다. 보수 후보가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 지난 1회부터 6회까지 지방선거에서 진보측 인사가 해당 지역에서 당선된 것은 당시 무소속으로 경남지사(5회)에 출마했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일하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부울경을 최대 전략지역으로 꼽고 당력을 집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춘석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번 선거의 최대 관건은 '부울경'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우리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서 또 다른 선거 승리가 있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상 부울경 지역의 결과가 지방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바로미터라고 여긴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영남 진출은 지역주의 정치지형의 변화라는 평가다.

명지대 김형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부울경이라는 전통 보수 텃밭에서 민주당이 이긴다는 것은 1987년 이후 형성된 지역주의가 완화되고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30년간 이어져온 영남 패권 정당체제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역주의의 또 하나의 축인 '호남'으로 확대 가능성도 예상했다.

김 교수는 "지역주의 한 축이 무너지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영호남 지역주의에서 영남 지역주의가 무너지는 것인 만큼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외대 이정희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역주의 성향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지만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지방선거 한번으로는 어렵고 국회의원 선거 등 몇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유아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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