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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더 미룰순 없는데 한은 발목잡는 '물가 부진'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3 17:15

수정 2018.06.13 22:45

마음편히 금리 올리려면 고용으로 인한 소득 개선 등 소비가 물가 끌어올려야
금리인상 더 미룰순 없는데 한은 발목잡는 '물가 부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아직 크지 않아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한은 창립 68주년 기념식에서 물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올 초 1%대 초반에 머물던 물가가 최근에는 1%대 중반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한은 목표치(2%)에는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 측면에서는 물가상승 압력이 존재하지만 수요 측면에서는 압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우려다. 고용악화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물가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 4월까지 물가 1.4% 상승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를 시작으로 수출 중심의 경기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경제성장률은 3%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1%로 지지부진한 이상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가는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 현재 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은 수요 측면에서 물가 압력이 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장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담긴 '최근 물가상승률 점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4월 물가상승률에서 총수요 압력은 0.06%포인트 정도 하락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최근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1%포인트 정도 상승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국제유가가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수준에서 70달러대 중반까지 올랐다. 이처럼 수요 측에서 물가인상 압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한은도 금리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환경이다.

올 하반기에도 우리 경제의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1.6%로 제시했다. KDI는 1.7%로 보고 있다. 두 기관 모두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약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약한 것은 고용부진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은 소비확대에서 오고 소비확대의 전제는 일자리를 통한 소득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내수.고용 확대 미흡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는 10만명대에 그치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지난 2008년 9~11월 이래 처음이다. 고용이 부진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사상 처음 5개월(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5월 남북관계 개선의 영향으로 CCSI는 소폭 반등했지만 CCSI 내 가계수입 전망은 하락세를 보였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위해서는 내수나 고용 등이 확대되면서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져야 한다"며 "정부에서 소득을 확대하는 정책을 쓰고는 있지만 고용시장 구조가 복잡하다.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설 만큼 수요 측면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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