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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대한 진전" 자평..공화당에선 '의회 비준론' 대두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3 16:28

수정 2018.06.13 16:28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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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가 잠재적인 핵재앙으로부터 큰 발걸음을 뒤로 뗐다"며 회담 결과를 스스로 높게 평가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있으며 북한 비핵화 과정이 빠르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의의와 성과를 둘러싸고 집권당인 공화당 내부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북미합의에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비판과 함께 이번 회담 결과 및 공동성명에 대한 의회 비준 필요성도 대두됐다. 의회 차원에서 회담 결과를 '검증'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좀 더 구속력 있는 협상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압박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 김정은 또 치켜세운 트럼프…"강하고 똑똑"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싱가포르 현지에서 잇단 미국 언론 인터뷰와 트위터를 통해 이번 북미 회담 결과를 높이 자평했다.
또 북한 비핵화 과정이 신속히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정말로 멋진 방문을 마치고 싱가포르에서 귀국하는 길"이라며 "북한 비핵화에 대해 위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북미 회담 직후 ABC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비핵화를 준비할 기본 틀을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모든 곳을 비핵화할 것이다. (비핵화는) 매우 빨리 시작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에 대해서는 "이것은 출발점이지만 아주 멋진 문서"라고 자평하며 특히 "그 문서(합의) 이후 우리가 협상한, 매우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긍정적 수식어를 동원해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13일 트위터에 "그의 나라를 위해 멋진 일을 보고 싶어하는 김정은과 잘 지냈다"며 "내가 오늘 말했듯 누구나 전쟁은 할 수 있지만, 오직 용감한 자만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적었다.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그는 매우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유쾌하고 아주, 아주 똑똑하다"며 "그는 훌륭한 협상가이고, 아주 전략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틀림없이 백악관에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에서조차 '비판론'..의회 비준 요구도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는 '일방적으로 북한에 양보한 협상'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북미 공동성명에 대해 "매우 걱정스럽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지렛대를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도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와 (핵무기) 비확산에 대해 분명하고 포괄적인 경로에 다가서지 않았다"면서 "비핵화 약속은 모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양보했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공화당은 북미 정상의 역사적 회동이라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이런 중요한 한 걸음을 축하하며 북미정상회담이 역사적 평화로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그의 희망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한국전쟁을 종식하고 북한이 안전 보장과 번영을 대가로 우리와 세계를 위협하는 그들의 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하는 역사적 기회"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보였다. 밥 코커 상원의원(테네시)은 북미 정상 합의에 대해 "실체성 있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확정하기 힘들다"고 지적했고 존 케네디 상원의원은 "김정은이 도살자이며 자신의 국민을 도살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 블룸버그 "최종 승자는 중국"
북미 회담 결과와 공동성명에 대한 의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공화당 내부에서 나왔다.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만약 (후속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중대한 합의에 도달한다면, 협정(Treaty)의 형태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사실상 의회비준을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인 론 존슨 상원 의원 역시 "만약 비준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그건 합의 내용에 뭔가 잘못된 게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북미회담의 최종 승자는 중국이라는 평가가 잇따라 나왔다.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포괄적이고 모호한 형태의 비핵화를 약속한 대신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언질을 받은 건 결과적으로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승리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쌍중단 정책 등을 미국 대통령이 실현해줬다"며 "최대 승자는 시 주석이 됐다"고 보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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