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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국민의 선택]민주, 영남 함락 '초읽기'...30년 지역주의 무너지나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3 20:24

수정 2018.06.13 20:24

-민주 지방선거 최초 영남권 광역단체장 당선 '농후'
-"지역주의 완화 및 해소 계기"..."속단 일러" 지적도
더불어민주당이 6·13지방선거를 통해 '보수의 텃밭'인 영남권의 지방권력 입성에 성공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지역주의 타파'의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30년 넘게 이어져온 '영호남 지역주의'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역대 지방선거에서 영남권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진보 진영에는 '난공불락'이었다. 보수후보가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 지난 1회부터 6회까지의 지방선거에서 진보측 인사가 해당 지역에서 당선된 것은 당시 무소속으로 경남지사(5회)에 출마했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일하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부울경을 최대 전략지역으로 꼽고 당력을 집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경남지사 후보로는 친문(친문재인계)계 핵심 인사인 김경수 전 의원을 출격시켜 탈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춘석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번 선거 최대 관건은 '부울경'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우리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서 또 다른 선거 승리가 있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상 부울경 지역에서의 결과가 지방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바로미터라고 여긴 것이다.

최대 전략지역의 선봉장으로 나선 김경수 후보를 비롯해 부산시장 오거돈, 울산시장 송철호 후보도 선거운동 내내 낡은 '지역정치 타파'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성지인 부산·울산·경남을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강고한 지역주의의 인질로 전락시켜버렸다"며 "지역주의에 기생하는 낡은 정치의 틀을 반드시 깨부수겠다"고 누차 다짐했다.

또 "영남 일당독점 30년,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이 우리의 경제와 민생을 파탄으로 만들었다"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낡은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정치, 국민을 섬기는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결과가 '지역주의 정당 체제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는 있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명지대 김형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부울경이라는 전통 보수 텃밭에서 민주당이 이긴다는 것은 1987년 이후 형성된 지역주의가 완화되고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30년간 이어져온 영남 패권 정당체제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역주의의 또 하나의 축인 '호남'으로의 확대 가능성도 예상했다.

김 교수는 "지역주의 한 축이 무너지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영호남 지역주의에서 영남 지역주의가 무너지는 것인만큼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외대 이정희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역주의 성향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지만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지방선거 한번으로는 어렵고 국회의원 선거 등 몇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유아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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