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평화의 길을 가다] ‘캐딜락 원’ 내부 보여주고 통역없이 호텔 주변 산책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2 18:15

수정 2018.06.12 18:15

북미, 특별한 스킨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중립국인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했던 자유주의의 상징인 햄버거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북·미 정상은 어색한 첫 만남을 두터운 친교로 승화시키기 위해 친교 산책을 하는 등 특별한 스킨십을 통해 그동안의 불신을 녹였다.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나란히 걸린 회담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낸 두 정상은 10초가량 악수하며 간단한 담소를 나눴다. 인민복 차림인 김 위원장은 왼쪽 겨드랑이에 서류철을 끼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오전 11시35분부터 진행된 업무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왔던 '햄버거'는 메뉴에 오르지 않았다. 백악관이 공개한 오찬 메인메뉴에는 레드와인 소스를 곁들인 숙성 소갈비찜 요리와 감자 도피네(프랑스 남부지방 요리), 칠리소스를 곁들인 중국식 돼지요리 볶음밥 그리고 한국 요리인 대구조림이 올랐다.
디저트 메뉴는 다크초콜릿 타르트가나슈, 체리를 올린 하겐다즈 바닐라 아이스크림, 트로페즈 타르트가 제공돼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이었다. 약 45분 만에 종료된 업무오찬 이후 두 정상은 지난 4·27 판문점 선언 당시 도보다리 산책과 유사한 친교행사를 가졌다.

두 정상은 카펠라 호텔 주변을 산책했다. 산책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양 정상은 통역 없이 단둘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체제보장, 평화협정 등 굵직한 의제에 대한 합의가 가져올 세계적인 변화의 물결을 마치 예고라도 하듯 사뭇 진지한 표정 속에서 때론 정겨운 모습까지 연출됐다.

한때 북·미 회담을 놓고 서로 험악하게 으르렁거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시종일관 오랜 파트너 같은 친근함마저 묻어났다.


또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육중한 외관 때문에 '비스트'(Beast.야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 전용 리무진 차량 '캐딜락 원'의 내부를 김 위원장에게 보여주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captinm@fnnews.com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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