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북미 ‘세기의 담판’] 악수로 기선제압하는 트럼프, 김정은과 ‘세기의 악수’ 어떻게 할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1 17:23

수정 2018.06.11 17:23

1분이면 진심 안다는데.. 어떤 장면 나올지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눌 '세기의 악수'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반목과 대립의 70년 역사를 가진 양국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정상회담이자 한반도 평화체제의 문을 여는 비핵화 담판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악수'는 큰 역사적 상징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저돌적인 '악수외교'로 기선제압을 하는 것으로 유명해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는 어떤 장면이 연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역사적인 악수:과거의 정상회담'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역대 대통령들과 다른 정상들 간에 이뤄진 세기의 만남 4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1972년 2월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 베이징 회담은 미.중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당시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닉슨 전 대통령은 이 만남을 "세계를 바꾼 한 주"라고 표현했고, 미국 정부는 이 회담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했다.


1978년 9월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공식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과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의 회담은 중동평화에 초석을 닦았다.

이 회담에서 카터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를 이집트에 돌려주고, 이집트는 이스라엘 선박에 수에즈운하를 연다는 역사적 협상이 타결됐다. 이로 인해 사다트 대통령과 베긴 총리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1987년 미국 워싱턴DC, 1988년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회담도 역사적 만남으로 꼽힌다.

선거운동 기간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표현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수년에 걸쳐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회담하며 전략핵무기 감축 등의 합의를 이뤘으며 냉전 종식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3년 12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장례식장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 손을 맞잡은 것 역시 역사적 '악수'로 꼽힌다.

이 '깜짝 악수'는 수십년간 적국이었던 양국 정상이 공개석상에서 나눈 첫 악수였다. 몇 달 후 양국 관계는 급격한 해빙기를 맞았다. 2015년 7월 미.쿠바 외교관계가 복원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88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고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했다.

이번 북·미 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의 손을 끌어당겨 세차게 흔들며 19초 동안 놓지 않고 마치 상사인 것처럼 손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아베를 당황하게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나서는 손을 잡고 손등을 토닥토닥 두드려 영국 언론들이 '기이한 방식의 외교'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난 8일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장면으로 다소 스타일을 구기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손등에 엄지손가락 자국이 하얗게 날 정도로 손을 꽉 잡아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을 찡그리는 모습을 보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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