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무역전쟁·포퓰리즘.고유가… 세계 경제 폭풍이 몰려온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10 17:12

수정 2018.06.10 21:42

트럼프發 관세 폭탄으로 캐나다·멕시코·중국·EU 등 ‘보복관세’ 무역 분쟁 예고
이탈리아 포퓰리스트 연정, 과격한 경제정책 우려에 유로존으로 불안심리 확산
신흥국 유가상승 타격 등 줄줄이 세계 경제 위협
G7 정상회담 참석 지도자들 주요7개국(G7) 의장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앞줄 가운데)를 비롯해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국가들과 특별초청국가들의 지도자들이 9일(현지시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G7 정상회담 참석 지도자들 주요7개국(G7) 의장국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앞줄 가운데)를 비롯해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 주요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국가들과 특별초청국가들의 지도자들이 9일(현지시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경제에 거대한 폭풍을 알리는 구름이 몰려들고 있다고 CNN머니가 8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경제는 내년까지는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유럽과 신흥시장은 이미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판을 깔아놓은 전세계 무역전쟁 암운, 불안한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고유가 등이 겹치며 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미 완전고용 상태에 있는 경제를 감세와 규제완화로 더 부추기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막상 경기침체에 맞닥뜨렸을 때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경고가 더 섬뜩하게 들리게 됐다.


다이와 자본시장의 경제리서치 책임자 크리스 시클루나는 "세계 경제가 올해 출발은 비교적 좋았지만 불행히도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 최대 위협 무역전쟁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은 트럼프 발 무역전쟁 우려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 세탁기, 태양광패널 등에 대해 관세 폭탄을 안겼다. 이에맞서 캐나다, 멕시코, 중국, 유럽연합(EU)은 보복을 다짐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직 위협에 그치고 있어 충격이 제한적이지만 맞대응이 본격화하면 세계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제시하고 "전세계적인 관세 상승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 경험했던 것과 같은 정도의 누적 교역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스는 1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출품에 25% 관세를 물린다는 미국의 방안을 포함해 각국이 지금것 다짐하고 있는 수준의 보복관세가 현실화면 내년 전세계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 성장률 전망치 3%를 감안하면 성장률이 2%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토마스 요르단 총재는 CNN머니에 "보호주의가 모든 곳에서 발호하고 있다"면서 "국제적인 수준의 해결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 유로존과 이탈리아

이탈리아에 들어선 포퓰리스트 연정이 몰고 올 유로존 위기도 세계 경제 위험요인이다. 연정이 일단 과격한 경제정책 시행은 미뤘지만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소시에테제네럴(SG)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는 "이탈리아 위기가 �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면서 "새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막대한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는 이탈리아 연정이 올 후반 새해 예산안을 제출하면 EU 재정협약과 충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 잭 앨런은 "새 정부의 유로(잔류) 의지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5성운동과 '동맹'은 이탈리아가 유로 이전의 리라로 돌아가 통화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확대,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전략을 제시해왔다. 강경 반유로 재무장관 후보를 교체하기는 했지만 불씨기 꺼진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불안은 유로존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어 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미 1.4분기에 둔화세로 접어든 유로존 경제를 더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 자금이탈 불안한 신흥시장

그동안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했던 신흥시장은 미국으로 동력이 넘어가면서 올들어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일부 취약 국가들은 위기를 겪고 있다. 미 경제는 성장세에 힘입어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고, 달러, 주식, 국채수익률 모두 뛰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때문에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가 폭락한데 이어 브라질 헤알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통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한 신흥시장을 비롯한 각국의 동반 금리인상을 압박하게 된다.

터키는 지난주 추가 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를 18%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국제통화기금(IMF)과 500억달러 구제금융에 합의한 아르헨티나는 기준금리를 4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다음은 브라질이란 말이 나온다.

다이와의 시클루나는 "브라질이 통화정책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면서 금리인상은 이제 막 침체에서 벗어난 경제에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흥시장이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미 금리인상에 따른 울며 겨자먹기 식의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는 어려운 처지가 되면서 세계 경제 성장 역시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국제유가 상승세로 인도 중앙은행(RBI)이 지난주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최근 오름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이미 그동안의 유가 상승이 신흥시장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회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역시 향후 세계 경제전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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