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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시골집에서 보낸 하룻밤∼ 마음의 고향 제대로 느끼고 갑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5 17:15

수정 2018.06.05 17:15

강진군 '푸소체험' 농촌관광 인기.. 농가에서 숙식하며 전원생활 체험
공무원 1명씩 배치해 안전 확보.. 학생 중심에서 가족·직장으로 확대
전남 강진군의 농촌 관광 프로그램인 '푸소체험(FUSO)'에 참가한 학생들이 짚트랙을 체험하고 있다.
전남 강진군의 농촌 관광 프로그램인 '푸소체험(FUSO)'에 참가한 학생들이 짚트랙을 체험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남 강진군의 아름다운 섬 '가우도'는 모처럼 학생들의 젊은 열기로 가득했다. 광주광역시 국제고등학교 학생 31명과 일본 메이토구 중·고등학교 학생 18명, 교사 7명 등 총 56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이날 가우도를 배경으로 트레킹과 짚트랙 체험을 했다. 오후에는 학생 3명씩 짝을 지어 인근 농가에서 숙식을 함께하며 섬 마을의 정취를 한껏 즐겼다.


메이토쿠 중고등학생 중에는 농가에서 모든 일정이 끝나고 농가 주인과 헤어질 시간이 되자 아쉬운 마음에 농가 주인을 끌어 안고 우는 모습을 보이는 학생도 있었다. 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은 "처음 만났을 때는 어색 했지만 하룻밤을 지내며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다음날 농가에서 나올때는 많이 친해진 모습들이였다"고 말했다.

전남 강진군의 농촌 관광 프로그램인 '푸소체험(FUSO)'에 참가한 학생들이 농가에서 숙식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전남 강진군의 농촌 관광 프로그램인 '푸소체험(FUSO)'에 참가한 학생들이 농가에서 숙식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강진군, 힐링 프로그램 '푸소체험' 각광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강진군의 농촌 관광 체험인 '푸소체험(FUSO)'이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힐링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푸소체험'은 'Feeling-Up, Stress-Off'의 줄임말이다. 감성은 키우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라는 의미다. 1박2일 또는 2박3일간 농가와 함께 생활하며 농촌만이 가지는 여유와 따뜻한 감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광주와 전남권역의 학교 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충청권의 학생들도 체험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대전 중앙중학교 학생 100명과 안성 비룡초등학교 6학년생 180명이 다녀갔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청운중학교와 용산중학교 학생들이 체험했다. 여기에 수도권 여행사가 외국 관광객 등을 유치하면서 해외 학생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시작한 이래 올해 4년째를 맞는 '푸소체험'은 그동안(5월 기준) 경험했거나 예약한 인원만 9500여명에 이른다. 주요 대상이 학생이지만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면서 공무원과 일반인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월에는 가족단위 체험객을 모집하기 위해 인터넷 티켓예매 사이트인 티켓링크에서 쿠폰을 판매하기도 했다.

전남 강진군의 농촌 관광 프로그램인 '푸소체험(FUSO)'의 현장 방문 일정 중 하나인 김영랑 시인의 생가 전경.
전남 강진군의 농촌 관광 프로그램인 '푸소체험(FUSO)'의 현장 방문 일정 중 하나인 김영랑 시인의 생가 전경.


■농업외 '소득 1등' 공신… 다변화 모색

푸소체험은 농가의 농업 외 소득을 올리는데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사업 첫해인 지난 2015년 86농가가 참여해 농가당 평균 100만원의 소득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는 121농가가 참여해 농가당 평균 500만원 안팎의 소득을 올렸다. 체험 농가들의 소득을 합치면 전체 5억원을 훨씬 넘어선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민의 농업 외 소득 창출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 중에서 단연 압도적이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농가소득은 3800만원이다. 농가 순소득 2600만원, 농업소득은 1000만원에 그친다. 푸소체험이 농업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있다는 셈이다. 대규모 학생들이 방문하는 만큼 안전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농가 안전 도우미' 제도를 만들어 농가당 1명씩 공무원을 배치했다. 안전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이제는 일정 단계의 시스템화를 이뤘다. 인솔 요원과 통제 요원간 카톡 단체 대화방을 통한 상황 유지와 비상 연락체계를 갖췄다.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인근의 강진의료원으로 이송한다.

강진군은 푸소체험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기존 학생 중심에서 가족단위, 직장인까지 참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오는 7월29일부터 31일까지 도시의 가족 단위 푸소체험객 10개 가구를 대상으로 전교생이 20명인 군 내 소재한 대구초등학교를 방문한다. 이 학교는 바닷가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다.
따뜻한 정 도 느끼고 농촌 유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직장인의 워크숍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푸소체험'도 준비 중이다.


강진군 관계자는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의 학교 단체외에도 가족, 직장인 등 타켓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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