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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친서 경매 붙이듯' 트럼프의 현란한 쇼맨십 정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2 12:29

수정 2018.06.02 12:31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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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취소 이틀만에 재추진을 시사하며 판을 뒤흔드는 현란한 '협상의 기술'을 연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자리에서 또다시 '쇼맨십 정치'를 발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폐기 문제가 담겼을 김정은 친서에 대해 "굉장히 멋지고 흥미롭다"라고 평가했다가 몇 분 뒤 "아직 안 읽어봤다"고 말하거나, 기자들에게 친서를 경매 붙이는 듯한 농담을 던졌다. USA투데이는 이를 두고 "핵무기 예방이라는 삶과 죽음의 문제에 관해서도 트럼프의 쇼맨십이 전형적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예방을 받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며 6·12 북미정상회담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영철 부위원장이 전달한 김정은 친서에 대해 "굉장히 멋지고 흥미로운 친서였다.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보고 싶으냐"고 말했다.
또 "어느 시점에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 아마도 곧…"이라고 공개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기자들을 지목하며 "얼마? 얼마? 얼마?(How much? How much? How much?)"라고 물었다. USA투데이는 당시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마치 절대 놓쳐선 안되는 외교 수집품을 낙찰 받으려는 경매장 입찰자들인 것처럼 지목하며 친서를 경매에 붙이는 척 했다"고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몇 분 후 친서를 "아직 안 읽어봤다. 일부러 개봉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김 부위원장에게 면전에서 읽기를 원하느냐고 물었더니 김 위원장이 "나중에 보셔도 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며 "(서한을 읽으면) 매우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USA투데이는 "이는 게임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능력"이라며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6월12일 싱가포르 회담' 취소 발표 역시 연출된 쇼맨십이었음을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5일 한 기자가 북한 사람들이 당신과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이냐고 묻자 "모두가 게임을 한다.
누구보다 잘 알지 않냐?"라고 답한 바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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