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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Health] 어지러운 '이석증' 그냥 두면 재발률 높아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31 17:10

수정 2018.05.31 17:10

노화·칼슘대사장애·골다공증 등 연관
머리 부딪치거나 거꾸로 하는 자세 영향
세반고리관 내 이석 조각 제자리 놓는
치료법 '이석정복술 물리치료' 효과
2~3회 치료 받으면 약 90%가 좋아져
[yes+ Health] 어지러운 '이석증' 그냥 두면 재발률 높아요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 대부분 귀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빈혈이나 혈액순환 장애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거나 병원에서 전혀 다른 치료를 받기도 한다. 이 어지럼 증상을 나타내는 가장 흔한 질병이 바로 '이석증(양성체위변환성현훈)'이다.

고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는 5월 31일 "이석증은 보통 수주 뒤 자연 치료되지만 5년 내 약 50%가 재발한다"며 "노화, 외상, 여타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두려워하지 말고 검사를 받거나 의사에게 처방받는 비상약을 복용하여 어지럼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귓속 평형장치인 이석이 문제

'귓속에 있는 작은 돌멩이'를 뜻하는 이석(耳石)은 일종의 칼슘 부스러기이다. 내이(內耳)에는 이석기관과 세반고리관으로 이루어진 전정기관(평형감각기)이 있어 우리 몸의 평형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석은 원래 난형낭이라고 하는 이석기관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면서 몸의 선형 움직임을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본래 자리를 이탈해 몸의 회전과 가속을 감지하는 곳인 세반고리관으로 잘못 들어가면 세반고리관을 자극해서 움직일 때마다 회전성 어지럼을 느끼게 된다. 이를 '이석증'이라고 한다.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돌리거나 고개를 젖힐 때, 혹은 누울 때 등 특정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핑핑 도는 심한 어지럼증이 10~20초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사라진다.

어지럼은 없어졌다가 특정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면 다시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메슥거리는 증세와 함께 구역, 구토, 눈의 움직임(안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귀의 통증, 난청, 이명 등 귀와 관련된 다른 증상은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4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발병하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이석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노화나 칼슘대사장애, 골다공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를 세게 부딪치거나 거꾸로 하는 자세를 심하게 했을 경우에도 이석증이 발생한다. 또 장기간 침대생활을 하거나 노인의 경우 움직임이 둔화돼 이석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기능 저하, 만성피로, 면역력 저하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많으며, 전정신경염, 중이염, 돌발성 난청 등 귀 질환을 앓은 이후에도 이석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이석정복술 등 물리치료로 효과

이석증은 가만 놔두어도 대개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훨씬 빨리 좋아질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석증 여부는 머리와 몸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구에서 나타나는 안진을 관찰하는 체위안진 검사로 확인한다.

머리를 좌우로 45도 회전시킨 상태에서 뒤로 눕히면서 보거나, 누운 상태에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세반고리관을 자극하여 안진을 유발해 진단한다.

이석증은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로 치료한다. 이 치료는 세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조각을 제자리로 돌려주기 위해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정한 방법으로 움직여주는 치료이다. 치료 시간은 약 15분 정도로, 통증은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약 90%가 좋아진다.

또 자가치료방법인 이석습성화방법을 실시하는 경우도 많다. 이 방법은 가만히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천장을 보면서 한쪽으로 눕는다.

천장을 보면서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일어나고 그 반대편을 보고 또 다시 천장을 보면서 불순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30초에서 1분 기다린다.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

이 방법을 아침 저녁으로 10회 정도 실시하면 된다. 왼쪽, 오른쪽 한번 하는데 2분가량 걸리기 때문에 20분 정도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목, 허리를 다치지 않게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 후에는 이석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가급적 머리나 몸을 급격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머리를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등의 과도한 움직임을 줄이고 취침 때까지는 되도록 머리를 세운 채로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치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치료 후 48시간 눕지 않고 앉은 자세로 있게 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특정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게 하는 습관화 운동을 하기도 하며, 심할 경우 세반고리관을 막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재발률 높은 이석증, 스트레스 받지 않아야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다. 재발했을 경우에는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바로 호전될 수 있다. 재발을 방지하는 방법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평소에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야외활동을 통해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증진시키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 도움이 된다.

또 머리를 거꾸로 하는 등 자세를 피하고 마사지나 안마기의 사용 등으로 머리 쪽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정기검진에서 고혈압이 있다면 조절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와 과음, 과로를 피하고 커피, 콜라, 담배 등 신경자극 물질은 자제해야 한다.
혈액순환을 돕고 적절한 운동을 하고 너무 과도한 진정제와 수번제 복용은 피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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