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주영 칼럼]

J노믹스 위기, 혁신성장으로 갈아타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8 17:16 수정 : 2018.05.28 17:16

최저임금 과다 인상이 화 불러.. 소득주도성장 의존도 낮춰야
일자리 주는데 버틸 명분 없어



문재인정부 경제팀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섰다. 하나는 J노믹스가 실패할 위험을 무릅쓰고 소득주도성장 실험을 계속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J노믹스의 안착을 위해 실험을 멈추고 혁신성장에 주력하는 것이다. 당연히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에 우리 경제는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고용 쪽이 가장 먼저 경고음을 울렸다. 보통 30만명대를 유지하던 연간 취업자수 증가폭이 10만명대로 뚝 떨어졌다. 문재인정부는 올해 3%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고용만 놓고 보면 2% 성장에 그쳤던 박근혜정부 때만도 못하다.

소득 쪽에서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소득 10분위 중 최하위 10%에 속하는 계층의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줄었다. 최저임금을 올리기 직전인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하면 감소율이 무려 21%나 된다. 저소득층 소득이 두자릿수로 격감한 것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보기 드문 현상이다.

정부는 아직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위기의식은 없고 논쟁만 분분하다. 올해 최저임금을 16.4%나 올린 것이 문제였다. 결국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왔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를 2020년에서 1~2년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은 예정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논쟁은 소득주도성장론으로 번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 즉 분배를 개선해서 성장을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그런데 분배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개악이 됐다. 일자리 감소와 분배 악화는 소득주도성장론이 설 자리마저 없게 만들었다. 소득주도성장의 기본전제부터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의 경제팀은 소득주도성장이 왜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최저임금과 저소득층 소득 사이의 관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임금이 오르면 처음에는 소득이 늘어난다. 그러나 임금인상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용감소 효과가 임금인상 효과를 상쇄해 소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한자릿수 이내로 유지했다면 임금인상이 소득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의욕 과잉이 문제였다고 본다.

1년의 짧은 경험만으로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그 점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현 단계에서 소득주도성장 실험을 계속하는 것은 무리다. 경제상태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어서다. 앞에서 언급한 고용과 소득뿐만 아니라 투자와 생산, 수출, 제조업 가동률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전방위적으로 악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고 있지만 경제를 잃으면 다 잃는다.

배가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항로 이탈을 발견했을 때 자력으로 신속하게 정상항로로 복귀할 수 있어야 한다. J노믹스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두 가지 항법을 기본으로 삼아 항해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소득주도성장에 체중을 실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 그렇다면 소득주도성장 의존도를 낮추고, 혁신성장의 정책비중을 높여야 한다. 그 결단은 문 대통령 몫이다.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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