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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 되살린 2차 남북회담]文대통령·김정은 '깜짝' 회동…판문점 수시회담 물꼬 텄다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7 16:18

수정 2018.05.27 16:18

남북 정상, 한 달 만에 판문점서 재회
25일 오후 제안 받아 한나절 만에 성사
文대통령 "친구 간 일상처럼 이뤄져"
'북미' 대신 '조미' 발언하기도…北달래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에서 다시 마주했다. 지난달 27일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진지 고작 한 달여 만에, 그것도 주말 오후 극비리에 이뤄진 '깜짝' 만남이었다.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북측지역 통일각으로 갔고 김 위원장의 환대를 받았다. 4·27 정상회담 당시 10초 간의 월경 이후 29일 만에 성사된 진짜 방북이었다.


■29일만에 열린 정상회담
친구 간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회담.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번 만남을 이같이 평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밝혔다. 짧은 기간 남북을 오가며 정상 간 만남이 연달아 이뤄진 만큼 이를 계기로 정상회담 정례화는 물론 판문점 수시회담 안착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예고 없이 열린 회담이었지만 갖출 건 다 갖춘 공식 회담이었다.

전용차량을 통해 통일각으로 향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영접을 받았고 김 위원장의 안내로 통일각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향했다. 방명록도 남겼고 기념촬영도 했다. 정상회담 직후 통일각을 빠져나가면서는 북한 군 의장대 사열을 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뜨거운 포옹으로 두 번째 만남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나란히 이번 회담을 긍정 평가했다.

회담은 지난 25일 오후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 시간으로 24일 밤. 25일 오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대화 메시지를 내놓은 직후 남북회담을 전격 제의한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무산 분위기를 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만남은 특히 한나절 조율 만으로 회담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간 남북 간 소통 채널이 원활하게 가동되는 것을 방증하는 것은 물론 양 정상이 핵심 쟁점에 대해 바로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희망 섞인 분석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수시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피력한 가운데 김 위원장도 "가을 초에 평양으로 오면…"이라며 수개월 내 만남을 예고해 수시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다시 한번 다가가고 마음이 모아지고 평양과 서울이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文 "조·미 정상회담" 발언하기도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식 표현인 '조·미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사용한 점은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조·미 정상회담이라든가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협력해 나간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이번 회담이 아주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한 뒤 "조·미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북·미간 기싸움이 북한 측 일종의 '화해 담화'로 소강된 만큼 북한 측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뉘앙스를 풍겨 북한을 안심시키기 위한 '달래기 발언'으로 읽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사진=청와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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