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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이전시] 이동재 ‘개(犬)좋아’전..개와 함께 울고 웃고 사랑하고..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4 17:19

수정 2018.05.24 17:37

Good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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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개판이다. 지금 서울 논현동 오차드 갤러리에 가면 다양한 표정의 개들을 만날 수 있다. 개가 좋아 10년 가까이 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동재 화가의 '개(犬)좋아'전이다.

개는 흔히 나쁜 말에 많이 사용된다. 개꿈, 개떡, 개수작, 개차반 등이 그런 용례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이 개좋아, 개기뻐 할 때의 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럴 때 개는 엄청나게, 아주, 진짜로 같은 의미의 부사로 흔히 쓰인다.

사실 개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다. 각종 문헌에 따르면 개는 인간이 돌도끼를 들고 다니던 때부터 사람과 함께 해왔다. 그 오랜 인연의 역사는 '반려(伴侶) 인구 1000만명'이라는 엄청난 숫자를 만들어냈다. 물론 개와 인간의 관계가 좋기만 했던 건 아니다. 학대, 방치, 유기, 식육 등 인간의 욕심은 '짝이 되는 동무' 반려의 불행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동재 화가는 전시에 앞서 발표한 작가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지금의 우리는 외로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과 가장 친숙한 개와 고양이는 이미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사랑과 행복을 주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욕심으로 희생당하고 고통을 받는다. 그들을 위로하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모든 동물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이 작가가 처음 개 그림을 그리게 된 건 유기견 때문이었다. 버려진 개들에 대한 측은지심에서 시작한 개 그림은 처음엔 슬픈 모습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자꾸자꾸 그리다보니 캔버스 속 개들은 밝고 즐거운 캐릭터로 변해갔다.

그의 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유쾌해진다. 개를 사랑하는 작가의 진심이 진하게 묻어나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있는 개들은 우산을 받쳐들고 거리를 걷기도 하고, 여행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기도 하다. 개들 사이에 뜨문뜨문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도 해맑고 행복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개의 마음이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기 때문이다. 전시는 오는 6월 8일까지.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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