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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목표연도 신축적으로 결정"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3 16:17

수정 2018.05.23 16:17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53회 AfDB(아프리카개발은행)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53회 AfDB(아프리카개발은행)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부산=장민권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올해 최저임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사업주의 수용성 정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목표연도를 신축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으로 고용과 임금 감소 우려가 커지자 당초 정부가 계획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의 목표연도를 수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대비 16.4% 오르며,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 '제53회 AfDB(아프리카개발은행)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계획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대해 "내년 최저임금은 두 가지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정부와 일부 연구소의 중간분석에 의하면 지난 1·4분기(1~3월)까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긴 시계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우리 경제가 둔화냐, 침체냐 두고 각계의 논쟁이 벌어지는 것과 관련 "최근 몇 달간 경제지표를 보면 현재 경기상황과 앞으로 흐름을 여러 각도로 해석할 수 있는 시그널(신호)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전반적인 거시 상황을 본다면 우리 경제는 당초 목표한 3%대 성장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근 고용 부진, 유가 변수, 일부 신흥국 불안 등 대외적 여건이 녹록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 혁신성장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우리 경제가 성장경로를 지속해 나가고, 여러 우려요인으로 비롯되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줄여가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3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 집행으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봤다.

다만, 최근 고용 침체와 관련 "추경으로 고용 측면에서 기대되는 효과는 있지만, 이것 만으로 청년일자리 문제가 '쾌도난마'식으로 해결된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4월 고용 침체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작년 대비 기저효과, 반도체 중심 성장, 조선업 구조조정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를 감안해도 취업자 수가 정부의 당초 전망보다 7만명 정도 감소했다"면서 "추경, 청년일자리 확대를 위한 조특법(조세특례제한법) 등 단기적 대책과 함께 구조적 대책을 같이 맞물려 꾸준히 추진해야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아프리카의 산업화 촉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는 비아프리카 국가 26개국 중 5번째,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됐다.

80개 회원국에서 엘 오트마니 모로코 총리, 응기렌테 르완다 총리, 아킨우미 아데시나 AfDB 총재, 나이지리아·에티오피아·가나 재무장관을 비롯한 35개국 재무장관 등 대표단과 김용 세계은행(WB) 총재, 마이클 그린 미 국제개발처장(USAID) 등 아프리카 개발 관련 기구 대표, 한·아프리카 기업인, 내외신 기자 등 4500여명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수출입은행과 함께 ‘제6차 한-아프리카 경제협력(코아펙·KOAFEC) 회의’를 열고, 향후 2년간 50억달러의 금융협력 패키지를 아프리카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김 부총리는 아데시나 AfDB 총재와 한국청년기술봉사단 협력 MOU(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800만달러 규모의 코아펙 신탁기금 추가 출연에 합의했다. 정부는 이번 총회를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연차총회 의장으로 개회사에 나선 김 부총리는 "높은 젊은 인구비율, 디지털 소비자의 확대 등 아프리카의 구조적 장점과 디지털 기술을 잘 접목한다면 ‘사막의 기적’을 실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개발금융, 지식공유사업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스마트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한편, 한국이 가진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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