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갈수록 벌어지는 북미] 文대통령의 설득, 트럼프 움직일까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3 04:30

수정 2018.05.23 04:30

한·미 4번째 정상회담
핵포기 대가 경제적 지원.. 北 입장 담은 로드맵 강조
【 워싱턴DC(미국)=조은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번째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과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북한이 정권 붕괴로 이어진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에 반발하는 이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설명하는 데 상당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한국시간)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전용기 안에서 최근 북한이 한·미를 비난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 입장을 우리가 좀 이해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방미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핵포기 대가로 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북핵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한·미 동맹이 핵심 축(린치핀)이라는 점을 미국 측에 거듭 재확인시켜준 것으로 보인다.
평화체제 전환 시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할 것이라는 국내 일부 시각을 직접 부인한 것이다.


청와대는 "두 정상은 남북이 판문점에서 합의한 대로 '완전한 비핵화' 이행 시 북한에 밝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밀도있게 협의했다"고 말했다. 회담 말미에 문 대통령은 "역사적 전기를 맞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는 취지로 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조만간 문 대통령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독회담에 이어 열린 확대 정상회담 및 업무오찬엔 초강경파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 현재 북·미 대화를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매튜 포틴저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 미국 외교안보라인 내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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